수치 여사 석방, 미얀마 민주화 불씨 되살리나

2010-11-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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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 아이콘인 아웅산 수치 여사(65)가 13일 7년만에 석방되면서 군부의 철권통치가 지속되는 미얀마에 또다시 민주화 운동의 불꽃이 타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얀마는 1962년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군부독재가 지속되고 있으며 1988년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는 등 간간이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현재는 민주화 불씨가 사실상 꺼진 상태다.

수치 여사는 지난 7일 20년만에 실시된 총선의 부정선거 여부를 조사하는 활동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치활동과 민주화 운동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최근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부정선거 여부를 조사하려고 구성한 위원회에 참여해 총선 불공정성을 밝히는데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민간정부 수립을 명분으로 총선을 실시했으나 수치 여사 등 야권 주요 인사들의 출마를 원천봉쇄하고 의석 25%를 군부 몫으로 배정하는 등 불공정한 선거를 실시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수치 여사와 NLD는 총선 불공정성에 항의하려고 총선에 참가하지 않았으며 NLD는 정당등록도 거부해 정당으로서 법적 지위를 상실했다. NLD는 1990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도 군정으로부터 정권 이양을 거부당한 바 있다.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얻고 있는 수치 여사가 부정선거 여부를 조사하는 것을 계기로 현실 정치에 다시 뛰어들면 미얀마 정국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얀마 전문가들은 지리멸렬한 상태인 야권 세력이 수치 여사를 중심으로 재집결, 민주화 운동에 적극 나설 경우 정부측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전문가 마웅 자르니는 "수치 여사가 미얀마에서 22년 동안 정치활동을 하는 동안 그녀는 민주화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며 "그녀가 생존해 있는 한 미얀마 국민은 항상 그녀의 주변에 모여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가 지나치게 비타협적인 노선을 견지해 미얀마 정계의 교착상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군부의 영향력이 지속되는 현실속에서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태국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전문가 아웅 나잉 우는 "수치 여사의 진정성과 용기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녀의 전략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치 여사가 비타협적 노선을 유지하는 한 그녀는 어떤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치 여사의 자택 밖에서 석방 모습을 지켜본 자우 자우(40. 가명)도 "현 시점에서 수치 여사가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녀는 오직 민주주의를 외치는 수단밖에 없고 군부는 그녀를 침묵시키고자 또다른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치 여사의 역할을 놓고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수치 여사가 미얀마 민주화의 유일무이한 희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얀마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나 해외에서 교육받고 평범한 가정주부로 생활하다 1988년 조국의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수치 여사는 석방 후에도 군부의 신변위협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평생 염원인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온 몸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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