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은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를 일정 수준에서 억제하는 수치적 목표를 제시하는 가이드라인를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를 수행하고 방한한 노다 재무상은 별도로 열린 G20 재무장관 실무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의식, 지난달 G20 각료급회의에서 전 세계의 경제적 불균형 시정을 내세우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의 구체화를 모색해왔다.
가이드라인은 중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와 미국의 적자를 염두에 두고 무역으로 생기는 각국의 현저한 편차를 바로잡을 목적으로 재화와 투자 등의 대외거래 상황을 표시하는 경상수지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한 장치다.
다만 노다 재무상은 경상수지 불균형에 대해 "대규모로 지속적이며 장기간에 걸친 검증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해 관련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한편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G20 정상들이 12일 서울 회담에서 거시경제 정책 목표들을 도입하기 위한 조치들(steps)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쿠드린 장관은 "(이와 관련한) 로드맵을 설정할 것"이라며 "이 로드맵을 달성하기 위한 일정표를 설정하는 등 준비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드맵과 관련한 여러 제안들이 글로벌 외환시장의 유연성을 앞으로 더욱 증대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드린 장관은 "(G20 재무) 장관들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러한 양적인 목표들과 역할, 목표 도입 방법을 분석할 것"이며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차기 G20 정상회의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내놓은 경상수지 목표치 설정 방안에 대해 "흥미롭다"고 평가하면서 "재정적자나, 부채 수준, 마스트리히트 조약과 유사한 목표 설정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상수지를 관리하는 명시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자는 데에는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지만 측정 가능한 지표를 넣을 것인지, 좀 더 모호하게 "양적.질적으로"라는 표현만 넣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한다'는 문구 대신 '경쟁적인 통화 저평가를 자제한다'는 문구로 다소 희석하는 방안을 놓고서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11일 진행된 G20 정상회의 준비 행사 등에선 글로벌 환율 전쟁과 관련한 언쟁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날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전 의장은 연준의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고의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유도한 것이라고 발언, 파장이 일었다.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미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고자 환율을 약세로 몰고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중국의 환율 정책을 비난했고 위젠화(兪建華) 중국 상무부 국제사(司) 사장은 미국과 환율 무역 분야에서 충돌할 의사가 없다고 맞받았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지속되는 무역 불균형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이번 회의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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