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일시적 이벤트로 보고 추가 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389억원을 순매도해 역대 순매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매매 순매도 금액과 차익거래 순매도 금액도 각각 1조8041억원, 931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에 의해 주도된 시장이었다. 외국인은 10월 옵션만기 이후 3조억원이 넘는 매수차익거래 물량을 누적해 왔다. 이들은 원화 강세와 국내의 상대적 고금리를 노리고 들어왔다.
프로그램차익거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를 먹는 안정적 거래로 인식된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금리차와 환차익까지 덤으로 얻는 시장이다.
미국의 양적팽창이 확실시되면서 신흥국으로 자금 쏠림이 나타났고, 달러화를 제외한 여타 국가들의 통화는 당연히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들은 평균 원ㆍ달러 환율 1200원대에서 매수차익잔고를 꾸준히 누적해왔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100원대에서 횡보하자 환차익 기대감이 줄어든 외국인 자금의 썰물을 우려해 왔었다.
이날 그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마감 직전 약 280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던 외국인은 동시호가 때 도이치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1조5000억원 가량의 차익거래 물량을 던졌다.
때문에 시장베이시스(선물가-현물가)는 6.79까지 올랐다. 베이시스 악화로 차익거래 물량이 출회되는 일반적인 상황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정도다. 통상 베이시스가 2포인트가 가까우면 고평가됐다고 평가하지만 이같은 급등을 보인 것은 선물과 현물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벌어진 것이 아닌 일시적 이벤트에 따른 현물가격의 충격 탓이다.
일시적 이벤트성인만큼 차익거래에서 지속적인 매도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은 낮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누적된 매수차익잔고의 일부가 지속적으로 출회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12월 옵션만기일 남은 물량의 일부가 청산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전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단일 창구에서 모두 쏟아진 것으로 보아 청산시기를 저울질하다 만기일 이벤트를 통해 그동안 누적해놨던 대규모 매수차익잔고를 일시에 청산시킨 것으로 해석된다"며 "부담이었던 매수차익잔고를 모두 청산한 것으로 향후 증시에는 나쁠 것이 없다"고 진단했다.
김경은 기자 kk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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