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중 감독이 이끄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오는 13일(한국시간) 새벽 네덜란드 헤렌펜에서 개막하는 2010-2011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월드컵은 대표팀으로서는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놀라운 성적이 기적이 아니라 실력이었음을 전 세계에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또 내년 1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감각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최근 치러진 제45회 전국남녀 종목별 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선발전 결과에 크게 고무돼 있다.
사흘 동안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는 9개 종목에서 무려 7개의 대회 신기록이 쏟아져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8개월 사이에 놀랍게 발전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모태범(21)과, 이상화(21), 이승훈(22.이상 한국체대) 등 '밴쿠버 금메달 3총사'는 물론이고 맏형 이규혁(32.서울시청)과 이강석(25.의정부시청)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이 하나같이 좋은 기록을 내며 성적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모태범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대회 남자부 1,000m와 1,500m 1위, 500m 2위에 올라 실력을 입증했고, 이강석은 500m 우승을 차지하며 대표팀 최고의 단거리 스프린터다운 실력을 뽐냈다.
이규혁 역시 1,000m와 1,500m 2위를 지키며 녹슬지 않은 맏형의 실력을 보였고, 여자부의 이상화도 500m에서 가볍게 1위로 골인했다.
그중에서도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획득했던 이승훈의 역주는 특히 놀라웠다.
이승훈은 대회 첫날 5,000m에서 6분39초38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대회 기록(6분48초00)을 8초 넘게 단축하더니, 마지막 날 10,000m에서는 13분43초74의 기록으로 기존 대회기록(14분12초97)을 무려 29초23이나 단축하는 사건을 저질렀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기록(12분58초5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기록을 내기 불리한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의 빙질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성적이라는 평가다.
경쟁자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올해 말까지 대회에 나서지 않을 예정이라 둘의 맞대결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그만큼 이번 월드컵은 이승훈의 독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