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검찰의 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수사에 응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했으나 검찰 소환에 불응키로 한 기존 방침을 유지키로 했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10일 당 `검찰의 국회탄압 대책위' 결과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의원들과 보좌진 등 검찰 소환 수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기류가 다시 강경하게 바뀐 것은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검찰 수사의 부당성·위법성이 드러난 상태에서 검찰 조사에 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검찰의 국회탄압 대책위' 위원장인 조배숙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안질의의 답변 내용 등에 대해 전체적으로 판단할 때 아직 소환 불응 방침을 변경할 사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기간(11∼12일)에는 사실상 검찰의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 만큼 미리 소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검찰에 굴복하는 듯한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의원들 가운데 떳떳이 소환에 응하자는 주장도 있어 국회 현안질의가 마무리된 뒤 소환에 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핵심 당직자도 "청목회 문제를 계속 끌고 가면 당으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떳떳하게 출석해 검찰수사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런 기류에 따라 민주당이 11일 의원총회에서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됐었다.
다만 계속 소환에 불응할 경우 여론이 불리해지고 4대강 사업,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정치 쟁점에 대한 투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조만간 검찰 수사에 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민주당은 2008년 11월 김민석 당시 최고위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 당시 당 차원에서 영장집행 거부로 맞섰다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김 전 최고위원이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는 쪽으로 선회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