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루이스 슬로터(뉴욕) 의원은 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한국의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미국 노동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협정 내용 수정을 촉구했다.
하원 규칙위원장으로서 한미 FTA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온 슬로터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면서 이런 요구 사항을 담지 않은 합의는 다수 의원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가까운 슬로터 의원은 이어 의원들이 "부시 행정부에서 협상하고, 국내 산업에 도움도 안 되는 무역 협정"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형 자동차 업체인 크라이슬러도 성명을 내고 "크라이슬러는 미 정부가 협상하는 모든 FTA를 지지해왔지만 지금 형태의 이 협정(한미 FTA)은 지지할 수 없다"면서 협정 내용 수정을 주장했다.
크라이슬러는 "미국은 이미 한국산 자동차에 시장을 개방했기 때문에, 한미 FTA를 통해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시장) 개방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드 자동차 역시 한국이 FTA 합의 수준 이상으로 자동차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면서 협정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쇠고기 수출업체들은 한미 FTA를 원안대로 타결하고 의회에서 조속히 비준할 것을 압박했다.
타이슨 푸드와 카길 등 미국 내 대형 농산물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무역협회의 윌리엄 웨스트먼 부회장은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수치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한미 FTA 타결을 촉구했다.
한미 양국 대표는 9일 FTA 주요 쟁점에 대한 집중 조율을 거쳐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 사실상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제프리 쇼트 연구원은 한미 양측이 "수용 가능한 합의"에 도달한 것 같다면서 미국이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를 얻어내고 한국은 쇠고기 분야에서 입장을 고수하는 쪽으로 타결될 것으로 관측했다.
/기사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