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의원 가운데 그 만큼 감상적인 인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게 동료들의 설명이다.
12명의 형제자매들로 북적이는 가난한 노동자의 집안에서 자라나 환경미화원, 술집 웨이터와 야간경비 등 궂은 일을 닥치는대로 해가며 겨우 학업을 마친 베이너는 자신의 젊은날을 회고할 때마다 눈물을 쏟아낸다.
의정활동중에는 교육 분야의 법안을 놓고 옥신각신할 때 학생들의 어려운 처지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보인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런 베이너의 모습은 조금의 감정적 동요도 없이 강철같은 미소로 무장한 낸시 펠로시 현 하원의장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선거 패배로 인해 올해말을 끝으로 하원의장직을 내놓아야 하는 펠로시는 최근 방송사와 인터뷰 도중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냐"라는 질문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미소를 유지한 채 당내 최일선에서 후선으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베이너가 가장 최근에 울음보를 터뜨린 것은 지난 2일 밤 선거 개표가 진행되면서 공화당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선거운동본부에서 연설할 때였다.
당시 베이너는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그는 불끈 쥔 주먹으로 입을 막고 고개를 흔들어보기도 했지만 한번 터진 울음을 참지 못했다.
이 장면 이후 트위터 등에는 베이너의 눈물이 과연 진정성을 지닌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제스처인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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