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영, 문경란 두 상임위원이 지난 1일 사퇴한 뒤 조 위원의 입장 표명에 이어 다른 일부 위원도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인권위원들의 '줄사퇴' 조짐도 보이고 있다.
조 위원은 10일 오전 배포한 사직서에서 "현 인권위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임기 만료 전인 10일 위원직을 사임한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장 추천으로 인권위원이 된 조 위원은 올해 12월23일 임기만료를 앞 둔 시점이었다.
조 위원은 사직서에서 "국가권력과 맞서는 인권위원장의 당당한 모습은 사라지고 권력의 눈치를 보는 초라한 모습만 남았다"라며 "인권위를 창설하기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의 땀과 눈물을 생각하면 치욕과 통분의 감정을 금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병철 위원장이 이끄는 인권위는 인권이 아닌 정파의 잣대를 사용하며 국가 권력의 인권 침해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방기해왔고 이는 위원장의 인권의식, 지도력, 소통능력 부재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권위 사태는 궁극적으로 임명권자의 책임이다. 인권 의식이 있고 지도력 있는 보수 인사에게 인권위원장직을 맡기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현병철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인권위는 공정성과 중립성에 따라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 사퇴할 생각이 없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조 위원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대검찰청 인권존중을 위한 수사제도 개선위원회 위원 등을 거치며 인권위 내부에서 현 위원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인사로 분류된다.
변호사 장주영 인권위 비상임위원도 현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이고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사퇴만이 능사는 아니라 지금 어찌할 바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위원은 "무엇이 좋은지 여러 사람의 얘기를 듣고 있고 상의를 해봐야 한다"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한 바 없다. 추이를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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