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특별기획팀) 정상회의가 끝난 이후 한국외교의 역량을 시험하는 또 다른 가늠자는 동아시아 영토분쟁이다.
그것도 중국과 일본, 일본과 러시아,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간의 해묵은 영토싸움이다. 동아시아 외교와 안보환경에 불안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는 물론 요코하마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 정상회담에서도 서먹서먹한 분위기 연출과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나아가 인도와 인도네시아 순방을 포함한 G20 정상회의 참석, 요코하마 APEC 정상회담 참석으로 이어지는 10일간(6일~1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反중국전선 구축이라는 시각도 적지않다.
◇ 동아시아 영토분쟁의 속셈과 전망
동아시아 영토분쟁은 중국과 일본간의 댜오위다도(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갈등과 일본과 러시아간의 쿠릴열도(일본의 북방영토)문제,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간의 남중국해 분쟁으로 압축된다.
게다가 힐러리 클린턴 미국 재무장관이 아세안지역 안보포럼(ARF)에서 남중국해 분쟁의 해결이 미국 국익에 직결된다고 개입을 선언했다. 연이어 댜오위다오는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대상이라고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클린턴장관은 이미 지난달 28일부터 12일간의 일정으로 아시아 7개국 순방에 나섰다. 미국의 아시아 영향력 확대가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둘러싼 영토분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곤궁에 처한 것은 일본. 중국어선이 일본순시선을 고의로 들이받은 장면이 담긴 센카쿠선박 충돌 동영상의 공개로 일본정부가 당혹해 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간의 네티즌 설전이 불붙는 기세다. 실효지배중인 댜오위다오 갈등과 관련해 중국의 강공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2차 세계대전때 빼앗긴 쿠릴열도를 물밑외교로 반환받으려는 판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현지 전격방문으로 일본정부와 국민들이 큰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일본은 댜오위다오 인근 해상에서 미일 합동군사훈련까지 계획했을 정도로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의 동아시아 영토분쟁 개입으로 심기가 좋지 않은 중국이 영 개운치 않는 것은 베트남과의 관계.
중국의 잠재적 적대국인 베트남이 미국과 신(新)밀월관계 아래 남중국해 합동군사 훈련과 핵협력 논의까지 공조하고 나서자 중국정부는 적잖이 곤란해 하고 있다.
한편으론 분쟁당사자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경제협력 카드라는 유화 제스처를 내보이기도 했다.
◇ 영토분쟁이 아시아연합(AU)에 걸림돌
아시아 각국들은 유럽연합(EU)과 유사한 형태의 경제통합을 추진중이다. 그런데 아시아시대를 천명해온 각국들이 영토분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영토 외교분쟁은 역사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태평양전쟁의 가해자로 일본을 몰아세우고 있다. 태평양전쟁의 승전국인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이후의 지분을 앞세워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전술을 규사하고 있다.
한국역시 독도를 둘러싸고 일본과 해묵은 역사논쟁을 벌이고 있는 형세다.
일본이 한일합방 의정서를 체결하기 전에 독도를 시마네현에 강제편입시킨 만큼 일본의 영토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아시아 영토분쟁 역시 G2인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로 세계경제의 에너지가 아시아로 이동하는 와중에 터지고 있는 영토분쟁은 미중간 무역과 환율전쟁에 이어 아시아연합의 태동을 가로막는 새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장 오는 13, 14일 열리는 요코하마 APEC 정상회담에서 아시아 국가간 공조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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