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5일(현지시각) 더 시장결정적인 환율 변동을 수용하고 통화 평가절하 경쟁을 피한다는 데 합의했다.
장관들은 오는 13~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날 교토에서 열린 재무장관 회의에서 성명을 통해 "시장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반영한 더 시장결정적인 환율체계를 지향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또 "개발도상국은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선진국은 회복세가 느려 역내 성장이 불균등한 상황"이라면서 역내에서 경상수지 불균형을 지속가능성 수준까지 줄이도록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당시 도출된 합의를 거듭 확인하는 내용이다.
회의에 참석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강한 달러가 미국의 이익이며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게 돼 기쁘다"면서 "우리는 통화를 절대 경쟁 우위를 점하는 도구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국채 대량 매입을 뼈대로 한 2차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달러화 약세를 발판으로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각국에서 나오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은 또 세계 경제 회복세 유지를 위해 과도한 경상수지 불균형을 피한다는 데 '폭넓은 의견일치'가 이뤄졌다면서, 이는 세계 경기회복 과정에서 각국의 경제성장과 재정안정성이 위협받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APEC 홈페이지에 따르면 APEC은 세계 총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 세계 전체 무역액의 약 44%를 점유하며 세계 인구의 40%가량이 사는 거대 경제권이다. 미국, 중국, 일본, 한국, 호주, 캐나다, 칠레 등 2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