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3일(이하 현지시각) 경기부양을 위해 6천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한 후 중국과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다른 나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해 버냉키 의장이 적극적으로 반박 논리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언론들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5일 플로리다 소재 잭슨빌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미국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할 때 달러화를 위한 최상의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 단지 미국민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회복과 경제안정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러한 주장은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로 달러화 약세가 초래돼 여타 국가들의 환율절상 압력과 함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중국·독일 등의 비판에 맞서 미국 경제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미국의 성장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로 반박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이번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 더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에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통화정책당국자들이 글로벌 경제에서 미 달러화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고 달러화의 안정을 위해서 미국의 탄탄한 성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팽창이 금(金)을 비롯해 주요 상품 가격의 앙등(급격한 증가)을 초래하고 있지만 이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예외적인 현상일 뿐이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버냉키 의장은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시화될 경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기조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이날 "미국의 대내정책이 자국에만 최선의 정책이고 세계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면 각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잉이 존재한다"며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를 비판했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4일 공영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이 직면한 문제는 유동성 부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미 연준의 양적완화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하는 등 세계 각국이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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