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같은 개성이 고향이면서 한국 최초의 미술사학자로 평가되는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 1905~1944)을 사사했으며 황수영 박사ㆍ고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더불어 한국미술사학계의 '개성 3인방'으로 해방 이후 한국미술사의 초석을 다졌다.
1918년 3월8일 개성에서 출생한 고인은 1936년 개성상고를 졸업하고 1941년에는 일본 메이지(明治)대 정경학부를 마쳤다.
고 진홍섭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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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대전 호수돈여중ㆍ고 교사를 거쳐 해방 직후인 1946년 김재원 박사가 이끌던 국립박물관에 투신, 1962년까지 이곳에 재직하며 개성분관장과 경주분관장을 역임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1963년 이화여대 교수로 자리를 옮겨 이곳 박물관장으로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으며 고고학 발굴에도 깊이 관여했다. 신라로는 매우 드문 벽화고분인 경북 영주 어숙묘를 발굴했다.
이화여대 퇴임 뒤에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와 동아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1993∼1995년에는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1998∼2000년에는 연세대 국학연구원 용재석좌교수로 있으면서 고령에도 학구열을 불태우기도 했다.
1세대 미술사학자답게 토기, 금속공예, 석등, 비문, 석상, 조각, 고분, 건축, 사지, 서예, 불상, 석탑, 사리구, 청자, 와전, 불적, 문양 등 손대지 않은 미술사 분야가 없다시피 하다.
저서 중 '한국미술사자료집성'(전7권)은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꼽히며 그 외에도 '한국불교미술' '한국석조미술' '한국의 불상' '삼국시대 미술문화' 등은 여전히 한국미술사 필독서로 꼽힌다.
은관문화훈장과 학술원상, 월간미술대상, 용재석좌교수상, 자랑스런박물관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우순애씨와의 사이에 독자 화수(국립진주박물관장)씨를 두었으며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8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