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추가 금융완화책을 내놓음으로써 달러값 하락세가 지속돼 상대적으로 엔화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달러당 80엔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엔화값이 상승할 경우 역사적 고점인 1995년 4월 기록했던 79.75엔을 돌파할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
도요타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들은 향후 엔화값 평균치를 달러당 80엔선으로 상정하고 경영계획을 손질하고 있어 엔화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6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책을 내놓고 사실상의 제로금리 정책을 지속할 경우 미국으로의 투자자금 유입이 어려워지면서 엔화값 상승세가 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미국의 추가 금융완화 문제가 최근의 엔화값 상승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자국 경제 부양을 위해 추가 금융완화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은 미국의 금융완화책이 일본 경제와 금융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검토하기 위해 당초 15∼16일 개최할 예정이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4∼5일로 앞당겼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향후 경제와 물가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초 기준금리를 0∼0.1%로 내려 4년 3개월만에 사실상 '제로금리'로 복귀하는 한편 20조엔 규모인 금융기관에 대한 초저금리 자금 공급 규모를 30조엔으로 늘려 자산매입기금을 신설하는 등의 선제적 금융완화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은행은 침체한 주식시장과 부동산 부양을 위해 5천억엔 정도를 투입해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을 시장에서 직접 사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위험 자산을 매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