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가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에도 전 세계 대비 가장 더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 부양을 위해 6000억달러를 시중에 추가공급하기로 결정했다. FRB는 내년 6월 말까지 매월 750억달러씩 공급한다고 밝혔다. FRB는 지난 2008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1조7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을 통한 1차 양적완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일본 시장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도쿄거래소에서 니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8.80 포인트 오른 9358.78로 거래를 마감했다.
조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날 문화의 날로 휴장한 덕분에 생긴 착시현상도 있다"며 "이날 상승의 절반은 그 효과이고 나머지는 양적완화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를 보일 것으로 바라봤다.
조 연구원은 "일본 중앙은행은 양적완화를 하게 되면 맞대결을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라 환율전쟁은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실적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이 싸다고 여기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요즘 언급되는 대세상승장이란 외국인이 사고 그것에 따라 살 수 있는 내국인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일본은 내국인 투자 수요가 없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전 세계 모든 시장을 포함해도 가장 더딘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증시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환율"이라며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다면 일본증시도 힘을 받을 수 있겠지만,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한동안 '나홀로' 하락을 지속해 온 탓에 단기적인 상승은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속적인 상승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내년 1분기까지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일본증시는 계절적인 요인이 크다"며 "보통 12월에 들어가서 후년 4~5월에 차익실현하면 이득 얻는 것이 일본 주식시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0년 중에 9년은 이러한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3월 결산인 금융기관들이 윈도우 드레싱을 강하게 하기 때문"이라며 "니케이가 1만선을 돌파하면 한 분기 정도는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제 시장은 환율보다는 전 세계 경기와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엔화 약세를 이끌어 4분기와 내년 1분기 일본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타국가에 비해 더 좋은 상황으로 간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성우 기자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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