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주거공간 도시형생활주택 '허와 실'-중] "오피스텔과 뭐가달라?" 집값 비싸 불만

2010-11-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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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 갖춰 편리하지만 집안 비좁고 주차장 모자라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아직 빈집이 많아요. 신혼부부가 살기엔 비좁은 편이죠. 주차도 문제인데, 차가 있으면 불편할 거예요." (신대방역 인근 H공인중개사무소 직원)

3일 입주 세달이 돼가는 서울 신림동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 '아데나 534'. 도시형 생활주택 1호로 관심을 모았던 이 곳은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에서 걸어서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하 1층∼지상 9층으로, 23.1㎡ 단일 평형(전 가구 발코니 확장)에 총 149가구가 들어서 있다. 드럼세탁기와 에어컨, 전자렌지 등 '빌트인' 가전제품이 모두 설치돼 있다.

   
 
신대방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한 '도시형 생활주택 1호' 아데나534

지하철이 가깝고 왠만한 가전제품은 모두 갖춰져 있어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역세권 1~2인 가구용 주택으로서는 성공한 편이다.

하지만 아직 미입주 상태인 집들이 많이 있다. 지난 5월 청약 당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던 것에 견준다면 예상밖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전·월셋값과 관리비, 비좁은 공간, 주차시설 부족 등은 부담스러운 점이라는 게 입주민들 얘기다.

한 달 전에 이곳에 입주했다는 20대 주부는 "더블침대 하나 놓으니 책상 들여놀 공간이 없을 만큼 비좁다"며 "관리비도 생각보다 비싸 계속 살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에 대한 기대도 예상보다 적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매매가가 1억4900만원이고 전셋값이 8000만~8500만원인데, 집값은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며 "전·월세가 비싸다는 불만이 많아 임대사업자들은 가격을 더 올릴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분양사무소측의 이야기는 다르다. 건물안에 마련된 분양사무소 직원은 "지금 정부가 전셋값 잡으려고 주목하는 게 아데나 같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며 "100% 매매가는 오른다"고 설명한 뒤 매입을 종용했다.
 
이 주택의 가장 큰 문제는 주차장이다. 주차공간이 일반 오피스텔은 1가구당 1대인 반면 도시형 생활주택은 2가구당 1대만 주차공간을 마련하면 된다. 아데나534도 주차공간이 총 75면으로 세입자들은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이날 전셋집을 보러 왔다는 P씨(28)는 "주차공간이 두가구당 한 대라는 얘기를 듣고 입주자끼리 싸움이 날 수도 있겠다 싶어 계약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인근 원룸형 오피스텔보다 나은 점이 없다는 불만도 있다. 인근 신림역 L오피스텔의 경우 전용면적이 비슷한데도 전셋값이 훨씬 저렴하고 복층인 점을 감안하면 이용공간이 1.5배 이상 넓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직원은 "남의 장사 망치는 거 같아서 얘기하긴 싫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을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인근 원룸형 복층 오피스텔 구매를 추천했다.

월세계약자 J씨(30)도 "인터넷 및 신문을 보고 찾아왔는데 월세가 주변과 비교해 오히려 비싸다"며 "주거여건이나 가격 등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점이 많았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전세난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 전셋값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세입자들의 기대가 빗나가고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srada8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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