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융합 캠퍼스, 구체적인 사업자 선정 기준 필요···본래 취지 변질 우려

2010-11-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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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학, 예산따내고 보자식 지원행태 지속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산학융합캠퍼스 사업이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참여의사를 밝히는 일부 대학들이 대학 특성화가 아닌, 세계수준의 연구중심 대학 육성사업(WCU)·두뇌한국(BK)21과 같은 일반 대학지원프로그램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산업단지 내 캠퍼스 이전 등 구체적인 사업자 선정기준을 마련하지 않으면, 결국 '산업대의 탈을 쓴 일반대'를 양산하는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총 240억원을 투입, 내년부터 산학융합 수요가 큰 산업단지 6개를 선정해 산학융합캠퍼스를 시범 조성한다.

QWL(Quality of Working Life)밸리조성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산업단지 특성이나 기업 수요에 맞춰 대학들이 다양한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중이다.

지경부는 올해 말까지 산학 컨소시엄을 공모·선정하고, 산학융합지구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사업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자 선정은 내년 1분기로 계획하고 있다.

교육부 역시 3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산업단지캠퍼스 조성 사업에 나선다.

2013년까지 산업단지캠퍼스를 15개 조성하고 기업 수요에 부응하는 맞춤형 연구개발(R&D) 인력을 1만 4500명 규모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 일부 대학들을 제외한 서울 소재의 일반대학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시내 소재 A대학의 한 관계자는 "재정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일반대학보다는 아무래도 산업특화대학이 더 취지에 맞지 않겠냐"며 "따라서 우리같은 일반 대학이 선정되려면 BK21사업 같은 정부사업 일환으로 알아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지방 일부 대학 사이에서 문의가 오지만 서울 소재 대학들은 별 관심이 없다"며 "아직 평가기준이 마련이 안됐는데 이번달 안으로 사업자 선정 기준이 나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2008년 산업대의 일반대 전환 기준이 완화한데 따른 부작용이 산학융합캠퍼스에서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높은 취업률을 자랑했던 기존 산업대가 일반대로 전환한 후 결국 특수성을 잃었다는 것.

과거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한 대학의 한 관계자는 "반드시 산업단지 내에 캠퍼스를 설치해야 하는 등 정부가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 산학융합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며 "산업대의 일반대 전환 사례와 같이 대학별 특성화를 고려하지 않으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대학의 특성화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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