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숙 우리은행 본부장 "반짝 실적보다 지속적인 성과 이뤄"

2010-11-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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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에 집착해 무리한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내가 떠난 후에도 먹고 살 거리가 풍부한 본부를 만들고 싶다."

윤유숙(55·사진) 우리은행 서대문영업본부장은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 등에 위치한  34개의 지점을 관리하며 달성할 목표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반짝 실적'보다는 지속가능한 성과를 이룩하길 원하는 윤 본부장의 모습 속에서 그만의 성공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여성 본부장으로서, 전국 두 번째로 큰 영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그를 지난 달 29일 마포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여성 리더로서 가장 큰 강점은.

여성 특유의 직관력을 바탕으로 각 지점의 영업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각의 지점을 딱 들어선 순간 '느낌'이라는 게 오는데 실적이 좋은 지점은 좋은대로, 나쁜 지점은 나쁜대로 왜 그러한지 이유를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스스로 10년의 지점장 생활을 하며 겪은 시행착오가 밑거름이 된 직관으로 이를 통해 34개 지점마다 상권 등을 분석해 1대1 맞춤식 영업 전략을 세워주고 있다.

-그 동안 쌓은 성과를 꼽는다면.

대개 대출업무는 여성 직원들에게 잘 맡기지 않는 것과 달리 10년 가량 대출업무를 담당해왔다. 남몰래 실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남이 할 줄 아는 것을 나는 모른다는 사실을 무척 창피해 하는 성격 덕택에 이 같은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막상 본부장이 되고 보니 이렇게 쌓은 노하우를 각 지점장들과 공유할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성 지점장의 경우 대출업무를 담당자에게 일임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감을 갖고 직접 업무에 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부하 직원들과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는가.

직원들 사이 무임승차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는 내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나부터 솔선수범해 새벽 프로모션 활동이나 회식자리 등을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460여명의 직원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본부 내 '윤사모'(윤유숙을 사랑하는 모임)란 팬클럽이 있을 정도다.

전 직원이 본부장과 같이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출근하자마자 이메일과 전화를 이용해 실적이 좋은 직원 뿐 아니라 기대에 못 미친 직원들에게도 기운을 북돋아 주고 있다.

-본부장으로서 업무를 보며 가장 보람찬 순간은.

각 지점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다. 특히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방문한 한 지점의 경우 개점 휴업상태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해당 지역의 주민이 아닌데도 그 지점을 찾아가 은행거래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유동인구가 적은 탓만을 하는 지점장을 나무라며 손님을 끌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주문했다. 인터넷 까페 개설 등이 한 예로, 24시간 고객에게 대출상담 등을 해 주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실적이 좋은 지점 중 하나로 성장했다. 지점장과 직원들 모두 합심해 얻은 결과여서 더욱 보람찼다.

-본부장이 되기까지 부딪힌 난관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IMF시절, 과천지점에서 소장노릇을 할 때였다. 통장을 해지하려고 온 수 십 명의 고객들에게 눈물로 호소하며 해약하지 말 것을 부탁드렸던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한꺼번에 많은 수의 고객들이 해약할 경우 지점 존립자체가 없다고 생각해 정말 눈물로 호소했었다.

이 같은 경험 탓인지, 직원들에게 절대 무리한 실적을 올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타행의 고객을 뺏어오며 단기 실적 내기에만 급급할 경우 지금 당장은 좋을지 모르나, 정작 어려운 순간 거래관계가 쉽게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점장 생활을 10년 해오며, 또 현재 본부장 업무를 보며 이 같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sommoy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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