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안정세를 유지하던 물가마저 들썩거리고 있어 한국 경제가 저성장ㆍ고물가의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경제성장률, 갈수록 떨어져
회복세를 보이던 한국경제가 다시 침체기로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갈수록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로 지난해 1ㆍ4분기 -4.3%, 2분기 -2.2%, 3분기 1%, 4분기 6.0%를 기록해 회복세를 이어갔다.
올 1분기에는 8.1%를 기록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으나, 2분기 7.2%, 3분기 4.5%로 경제성장률이 다시 낮아지고 있다.
◇ 산업활동마저 위축
더 큰 문제는 활발하던 산업활동마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10년 9월 및 3분기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12.6%), 기타운송장비(6.6%) 등은 증가했으나, 기계장비(-9.1%), 반도체 및 부품(-2.4%) 등의 부진으로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이로써 광공업 생산은 지난 8월 전월보다 1.3% 감소한 데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도 반도체 및 부품(21.4%), 기계장비(20.7%) 등의 호조에 힘입어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6월 17.2%, 7월 15.6%, 8월 16.9% 증가에 비하면 증가율이 대폭 내려간 것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1.5%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3분기로는 82.6%로 전분기에 비해 0.4%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교육(-3.0%),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ㆍ정보(-2.1%), 부동산ㆍ임대(-1.9%) 등의 감소로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도 부동산ㆍ임대(-18.2%), 전문ㆍ과학ㆍ기술(-11.2%), 교육(-6.5%) 등의 부진으로 0.7% 감소했다.
이 외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3.6% 감소했고,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공사 실적 감소로 전월보다 3.5%,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4.8%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내려갔고,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전월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 물가, 4% 넘게 올라
이렇게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가운데 물가는 치솟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10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2%,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4.1% 상승한 것은 지난해 2월 4.1% 상승한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신선식품은 전월보다 0.6%,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4%나 폭등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생산 및 투자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기상 및 명절요인, 기저효과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들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고용ㆍ소득이 개선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기상악화, 명절요인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산업생산도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10월 소비자물가 상승은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공급부문의 충격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11월 이후 소비자물가는 특별한 기상악화가 없을 경우 최근 채소류 가격의 빠른 하락세 등의 영향으로 3% 초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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