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에 대해 휴대전화나 미사일 등 첨단ㆍ전략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稀土流)의 원활한 수출과 공급을 약속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30일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국가회의장(NCC)에서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부장과 미-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중국측으로부터 희토류의 원활한 수출 약속을 받았다고 AP통신 등이 미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클린턴 장관이 "희토류 금속의 수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명확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먼저 물었으며, 중국측으로부터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그러나 이 확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반면 중국 측은 회담에서 클린턴 장관이 최근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라고 다시 강조하며 일본 편을 든 것과 관련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양 부장은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재강조하면서 미국이 고도로 민감한 댜오위다오 문제와 관련해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양 부장은 클린턴 장관에게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어떤 무책임한 발언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을 만나 댜오위다오가 미국의 방위 의무가 규정된 미일 안보조약 5조 대상이라며 일본 지지 입장을 천명했으며, 이달 28일에도 하와이에서 마에하라 외무상을 다시 만나 "우리는 일본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중시하고 있다"며 관련 입장을 재확인했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도 29일 밤 홈페이지에서 "중국은 클린턴 장관의 유관 발언에 엄중한 관심과 함께 강렬한 불만을 표시한다"며 "댜오위다오는 예부터 중국의 고유한 영토로 중국은 이에 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전 EAS 기조 연설을 통해 미국은 고조되고 있는 중국과 주변국들 간의 영토 분쟁에 미국도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다고 강조한 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에서 중요한 `세력'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유 항행(抗行)과 자유 교역은 미국의 국익에 직결된다"고 역설한 뒤 "해양 영유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국제법 관례에 기초해 이를 평화롭게 해결할 것"이라며 남중국해 문제에 적극 개입할 의지를 피력했다.
클린턴은 중국이 분쟁 당사국들과 문제 해결을 위해 공식적이고 구속력을 수반한 행동수칙을 마련하려는 일련의 조치를 취한 데 대해서는 긍정 평가할만하다고 밝혔다.
베트남 순방을 마친 클린턴 장관은 이날 중국 하이난도(海南島)를 방문해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과 만나 남중국해상의 도서 영유권 분쟁,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 내년 1월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