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검사)는 28일 임천공업으로부터 40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해외에 체류중인 천 회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해 ‘입국시 통보’ 조치해둔 상태여서 귀국하는 대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금품수수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세중나모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회장실과 부속실에서 천 회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문서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은 서울 서초동 세중아이앤씨 사무실에서도 진행됐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사인 임천공업 대표 이수우(54.구속)씨가 천 회장에게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40억원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그 진위를 파악중이다.
이씨는 지난해 천 회장이 북악산에 건립하고 있는 돌박물관에 12억원어치의 철근을 제공하는 등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과 주식, 상품권 등을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간 천 회장의 가족을 통해 소환 일정을 조율하려 했지만 천 회장이 귀국하지 않자 ‘입국시 통보’ 조치를 취했다. 입국시 통보 조치가 내려지면 해외에 있는 피의자가 귀국하는 즉시 출입국 관리 당국은 수사 기관에 통보하게 된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은 천 회장의 귀국 압박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검찰이 천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기 전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실시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은 천 회장이 통보한 시한까지 귀국하지 않을 경우 국제 공조를 통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세중나모여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그동안 진행돼 온 수사를 통해 천 회장의 혐의를 뒷받침할 진술과 물증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사장 연임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검찰 수사과정에서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앞서 검찰은 이씨가 회삿돈을 빼돌려 계열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거나 개인용도 등으로 쓴 혐의로 구속기소한 이후 횡령액의 사용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천 회장의 연루 혐의를 포착했다.
songhdd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