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라는 또 다른 승부수를 집어들었다.
내달 12일 입찰제안서 제출과 함께 최종 인수가 마무리 될 때까지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대차그룹이 자금력·경영능력 면에서 경쟁사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어 큰 이변은 없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렇다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함으로써 양 사가 얻게 되는 시너지 효과는 얼마나 될까. 또 이 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경쟁력과 인수 후 얻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2편에 걸쳐 살펴보자.
기아차는 지난 18~22일 독일 현지 딜러 및 법인 임직원을 한국으로 초청,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진은 방한 딜러들이 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는 중형 세단 K5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자동차 부문에서의 현대차그룹의 입지는 세계 어떤 기업보다도 공고하다.
특히 지난 2008년 말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 GM.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의 아성이 무너지고, 올 초 글로벌 톱 자동차 기업이자 현대기아차의 벤치마크 대상이기도 했던 일본 도요타 세계 각지에서 600만대에 댈하는 대규모 리콜로 타격을 입으며 현대기아차는 ‘퀀텀 점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발판 삼아 지난해 ‘자동차 왕국’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7%대로 끌어올리며 ‘톱7’을 달성했고, 지난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에서는 폴크스바겐그룹.GM과 함께 ‘톱3’에 등극했다. 여기에 중국 외 브릭스(Bric,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시장 및 유럽 시장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전세계적으로 279만대를 현지 판매하며 세계시장 점유율을 지난해보다 0.4%포인트 높인 7.8%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사상 최대 점유율을 경신, 지난해부터 ‘톱6’를 겨루던 닛산을 제치고, 도요타-혼다와 함께 아시아 ‘톱3’ 반열에 올랐다. 특히 신형 쏘나타가 투입된 중형차 시장에서는 지난 1~9월 점유율 13%(17만345대 판매)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 10%대 점유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도 9월까지 47만3677대를 판매하며 도요타를 7개월 연속 제쳤다. 점유율도 4.5%로 전체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중순 현대차 서울 본사를 방문한 현대차 미국 현지 딜러 및 법인 임직원들 모습. |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자동차 신흥 강국인 브릭스 지역에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7월 이 지역에서 세계 10대 완성차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7개월 동안 판매한 자동차 대수가 전년대비 35.6% 늘어난 68만5800대였다.
최중혁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신흥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중소형 차급에서 전 세계 어떤 업체와도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신흥시장에서 빠른 판매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이 지역 생산설비를 대폭 확충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더 밝다. 지난달 러시아공장 본격 가동에 이어 중국 현대차 3공장, 브라질 공장도 연내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공장들이 본격 가동되는 2012년 이후부터는 전세계적으로 글로벌 톱3와 맞먹는 70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 같은 자동차부문 성장세를 주축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 하다. 현재 42개 계열사의 자산 총액은 100조7000억원. 10년 전 36조원에서 무려 3배나 증가했다. 그룹 전체 매출도 지난해 94조6520억원, 올해는 삼성그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100조원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전문 기업으로써 현대기아차, 모비스 등 자동차 부문을 중심으로 이들 기업에 철강재를 공급하고, 또 고철을 수거해 건설용 철강재를 생산하는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 철강 기업 등이 세계 최초의 자원순환형 그룹 모델로 이뤄져 있다.
이 그룹은 여기에 세계 20대 건설플랜트기업을 꿈꾸는 현대건설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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