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강화도와 비슷한 크기의 중동 섬나라 바레인은 23일 총 40석의 의석을 놓고 총선을 실시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시아파 야권이 수니파 집권당을 누르고 과반 의석을 확보, 알-칼리파 가문의 권력독점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4년 전 총선에서는 수니파 여당은 22석을, 시아파 야권은 18석을 차지했다.
수니파인 알-칼리파 가문은 1971년 바레인이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40년 가까이 권력을 장악해 왔다.
현재 국왕은 1999년 즉위한 셰이크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이고 그의 삼촌인 칼리파 빈 살만 알-칼리파는 1971년 이후 현재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시아파 야권은 40년간 지속된 특정 가문의 권력독점 체제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야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의 셰이크 알리 살만 당수는 최근 한 군중연설에서 "특정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는 수니파, 시아파 종파에 상관 없이 누구나 총리가 될 수 있는 나라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권의 이 같은 주장은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부의 강력한 탄압을 받고 있다.
개혁 운동가 23명은 테러 개입 혐의로 내주 중 재판이 예정돼 있고 다른 운동가 250여 명도 선거운동 기간에 체포돼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최근 성명을 통해 "바레인이 독재국가로 회귀하고 있다"며 "총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바레인은 독립 이후 최초로 1973년 총선을 실시했지만 2년 뒤 의회가 강제해산됐다가 2002년에야 다시 총선이 실시됐다. 바레인은 전체 인구 70만명의 75%가 시아파이지만, 25%의 수니파가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