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착한 기업' 구글이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버뮤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해외사업본부를 두고 있는 구글은 지난해 해외 매출 125억 달러 중 88%를 법인세가 없는 버뮤다로 빼돌렸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구글이 조세피난처를 통해 해외 법인세를 대폭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구글은 2007년 이후 31억 달러 규모의 세금을 줄인 결과 지난해 실적을 26% 늘릴 수 있었다. 2007년 이후 구글이 매년 평균 2.4%의 법인세율을 유지하고 있는 데 비해 애플ㆍ오라클ㆍ마이크로소프트(MS)ㆍIBM 등 경쟁 기업들은 4.5~25.8%의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마틴 설리반 전 미국 재무부 이코노미스트는 "구글은 평균 법인세율이 20%가 넘는 국가에서도 영업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게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35%에 달하고 매출 기준 구글의 제2 시장인 영국은 28%의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구글이 법인세율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법인세가 전혀 없는 버뮤다를 적극 활용한 결과다.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기업들이 구글에 지불한 검색광고비는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보내진다. 그러나 이 돈은 법인세율이 12.5%인 더블린에서 다시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네덜란드법인을 거쳐 버뮤다로 송금된다. 더블린에서는 버뮤다로 직접 송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합법적이라는 데 있다. 이에 대해 제인 페너 구글 대변인은 "구글의 방식은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방식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어빙 플롯킨 이사는 "기업의 의무 중 하나는 주주들을 위해 세금을 비롯한 모든 비용을 '합법적으로'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세금회피가 합법적이라고 해서 도덕적 문제 역시 없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뉴욕시립대(CUNY) 버룩 칼리지의 아브라함 브릴로프 교수는 "기업들이 물지 않은 세금을 미국 국민들이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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