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카다피 모욕 정치벽보 폐기 명령

2010-10-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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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 칸톤(州) 정부가 외국인 범죄자 추방을 요구하면서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를 그려넣은 정치단체의 선전벽보를 폐기할 것을 명령했다고 스위스 국제방송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제네바 칸톤 정부는 외국인 범죄자 추방 입법에 찬성할 것을 호소하는 이 벽보가 외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제네바 칸톤 정부는 또 이 벽보가 지난 2008년 제네바에서 카다피의 넷째 아들 부부가 경찰에 체포된 사건 이후 극도로 악화됐던 스위스와 리비아 양국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한니발 카다피 부부는 2008년 7월 제네바의 호텔에서 하녀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고, 이후 리비아가 스위스인 사업가 억류, 원유 수출 중단, 스위스 은행 예치금 인출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관계 정상화에 무려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제네바 시민운동이라는 정당이 제작한 문제의 벽보는 `숨겨진 진실'이라는 구호와 함께 제네바 경찰의 일일 체포 실적을 나열했고, 오른쪽 하단에 카다피의 사진과 함께 `그는 스위스를 파괴하려 한다'는 문구를 적어넣었다.

그러나 에릭 스타우퍼 당수는 포스터가 표현의 자유에 부합한다며 "법원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 나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네바 시민운동은 벽보 450장과 전단 1만5천 장을 인쇄했으나, 아직 벽보는 게재되지 않았다.

중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자동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도입하자는 내용의 국민투표는 우파인 스위스 국민당(SVP)의 제안으로 내달 28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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