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고 주가 및 높은 집값에 대한 자산 거품 우려, 그리고 고물가. 19일 밤 중국 인민은행의 기습적인 금리인상은 이 세가지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워싱턴에서 열린 IMF와 세계은행 연례회의에서 “올 해 금리인상은 없다”고 ‘공언’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단행된 금리인상이어서 시장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시장은 이번 금리인상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3/4분기 GDP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에 발표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9월 CPI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거나 혹은 그에 육박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을 거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 CPI가 3.7%대, 혹은 그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또한 3분기 GDP역시 10% 내외의 성장이 확실시되면서 하반기 경기과열 우려가 그만큼 커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난 4월 이후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계속 불안 조짐을 보여왔다. A증시 역시 줄곧 강한 상승 기세를 보이며 19일 상하이지수가 급기야 3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런 자산 가격 상승에 편승해 물가 역시 연일 상승가도를 달리며 민생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궈진증권(國金證券) 차오양청(曺陽稱)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원자재 수입 대국인 중국의 수입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주범”이라면서 “유동성 긴축은 수입가격이 초래하는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 장샤오징(張曉晶) 주임은 “중국의 경기 위축을 우려하던 정부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하반기 경제에 대한 정부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3분기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금리인상이 증시 위축과 핫머니 유입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증시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금리인상이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보다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핫머니 유입 가능성이다. 현재 세계 각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금리인상은 투기자금의 유입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핫머니가 대량 유입돼 위안화 절상 압력이 커지고, 자산 거품이 발생할 경우 금리인상은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전문가들은 금리인상과 동시에 핫머니의 대량유입을 막을 감독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금리인상 폭이 0.25%p에 불과해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