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서울지방경찰청은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지난 9일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밝혔다.
서울 경찰청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황씨는 9일 오후 3시10분께 자택에 도착해 반신욕을 하던 중 심장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 타살 혐의점이 없어 내사를 종결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황씨의 위 내용물에서 소화되지 않은 콩나물과 부추 등이 발견돼 마지막 식사 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씨가 반신욕을 하던 중 심장 질환으로 자구력을 상실하고 욕조에 있는 물을 마시면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결론냈다.
이와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급사 혹은 급성심장사 때 보이는 일반적인 소견이 인정됐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등에서 독물, 약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사망 당일 오전 9시40분께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 출근해 일과를 보다가 오후 1시20분께 수강생 강씨가 만들어 준 콩나물무침, 배추김치, 부추김치, 과일 등으로 점심을 때우고서 오후 3시께 퇴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후 3시10분께 자택에 도착한 황씨는 신변보호팀의 부축을 받으며 2층 방에 들어가 평소처럼 안에서 문을 잠근 채 규칙적으로 해온 반신욕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황씨는 10일 오전 욕조 안에서 알몸으로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누운 채 입과 코가 반쯤 욕조 물에 잠겨 숨진 상태로 신변보호팀에 발견됐다. 사망 추정일 보다 하루 늦은 시점이다.
경찰은 “평소 황씨가 사생활 노출을 극도로 꺼려 귀가 즉시 방문을 잠그고 아침 출근 시간까지 외부 출입을 차단하며, 신변보호팀에도 출입을 허락하지 않아 사망 사실을 늦게 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지난해 1월부터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부축을 받아야 하는 등 기력이 쇠약해졌고 지난 5월에는 경찰병원에서 부정맥 소견을 진단받아 매일 약을 복용했다. 또 지난달에는 체력 저하로 야간 강연 요일을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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