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현대차그룹이 19일 현대그룹과의 현대건설 인수전을 앞두고 건설 부문을 자동차.철강과 함께 그룹 3대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지난달 27일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힌 지 20여일 만이다.
최근 명분을 내세워 인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현대차그룹은 직접 대응하기 보다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투자 및 그룹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향후 10년 동안 10조원을 투자해 2020년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을 달성하는 동시에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 극대화로 ‘에코 밸류 체인’을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가 현대건설 인수한다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날 밝힌 비전은 현대건설을 기존 시공 위주 사업에서 ‘글로벌 고부가가치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10년 동안 10조원을 투자해 3대 핵심사업(주택 건축 도로), 4대 지속사업(철도 전기차 해외원전 신재생에너지), 5대 녹색사업(스마트그리드 자원개발 철강플랜트 해양플랜트 해외 SOC)과 해외 부동산 개발을 포함한 6대 육성산업의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목표다.
중동.동남아로 집중돼 있는 현대건설의 현 사업 지역도 현대기아차와 시너지를 주고받으며 중남미 및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육성을 통해 기존 자동차.철강 부문에 철강, 즉 종합 엔지니어링 부문을 그룹 3대 핵심 성장축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통 분야에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철강 분야에서는 밀폐형 원료처리시스템 등 친환경화, 건설 분야에서는 그린시티 등을 통해 ‘에코 밸류 체인’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투자로 현재 9만명인 현대건설의 직.간접 고용 효과도 4배가 넘는 41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경영능력·해외네트워크·자금력=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자신의 경쟁 우위 요소로 경영능력과 해외 네트워크, 자금력 3가지를 꼽고 각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톱5 자동차 메이커로 육성시킨 점, 과거 기아차·한보철강을 성공적으로 인수 발전한 사례 등을 통해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이 150여개국에 광대한 현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점도 현대건설이 브릭스(BRICs) 등 해외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기아차가 쌓아올린 브랜드 신뢰와 현대건설이 중동.아시아 지역에 닦아 놓은 브랜드 인지도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그룹이 높은 국제신용도를 통해 자금조달능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산업이 고부가가치 영역의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전문인력을 적극 육성하는 한편, 그룹의 금융역량을 활용해 자금조달의 선진화를 달성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건설 인수를 계기로 현대자동차그룹은 급변하는 글로벌 건설환경과 미래 트랜드에 적극 대응하여 세계를 주도하는 녹색성장 국가로 발전수 있도록 기여하는 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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