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민주당에서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면서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와 비교할 때 (박 전 대표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비록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했으나, 연초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을 놓고 정치권 내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 박 전 대표가 ‘원안 고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사실상 정국의 분수령을 마련한 것처럼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의 말 한 마디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찬성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힐 경우 연일 ‘사업 반대’를 외치고 있는 자당의 손학규 대표 등과 대비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친박계인 김재원 전 한나라당 의원은 전날 같은 방송에서 “세종시는 국회 입법권의 문제여서 (박 전 대표가) 자기 의견을 밝혔지만, 4대강 사업은 대통령의 정책집행권에 관한 문제로 세종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대통령의 정책집행권이 무소불위냐”고 반문하며 “대통령의 정책방향이 잘못됐다면 문제를 제기하는 게 국회의 역할이다. 4대강 사업이 정책집행권의 문제라면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박 전 대표가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등 당내 갈등이나 여권 내 대권주자 간 경쟁,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건 잘못이다”면서 “책임 있는 정치인은 국가의 중요정책에 대해 본인이 아닌 국민의 이익에서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르 높였다.
또 그는 전날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공개 토론을 손 대표에게 제안한데 대해서도 “토론을 못할 이유는 없지만 사무총장이 제1야당 대표와 토론하는 건 격이 맞지 않는다”면서 “토론이 필요하면 국회에 4대강 검증특위를 만들어 그곳에서 하는 게 순리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낙연 당 사무총장도 “(4대강 사업은)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한 뒤 국회 특위에서 타당성이 입증되면 공사를 계속해야 한다”면서 “야당 입장에서 검증특위도, 국민투표도 안 된다면 전면대결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손 대표가 연일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대여(對與) 공세에 나서고 있는데 대해 “자신이 한나라당 출신인 게 당내에서 ‘멍에’가 되지 않겠냐”면서 “민주당 대표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얘길 하는 것 같다. 손 대표가 그러는 건 그의 본 모습과도 안 맞고 민주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당의 4대강 특위 구성 요구에 대해선 “새로운 문제점이 나오면 보완할 순 있겠지만 핵심공정이 이미 60% 이상 완료된 사업을 되돌릴 순 없다”며 “개인적으로 특위 설치는 부정적이나 국회 운영상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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