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민은행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생산성이 낮은 직원들을 별도 관리하는 '성과향상추진본부'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측은 고임금·고연령 인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는 퇴사를 종용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성과향상추진본부를 올해 안에 설립할 계획"이라며 "민병덕 행장 등 경영진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고 1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60세 정년을 보장하다보니 무임승차를 하는 직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직무에 태만한 직원들을 별도로 모아 교육을 시키고 마케팅 등의 업무도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 성과향상추진본부가 공식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적이 저조하고 나이가 많은 직원들이 우선적으로 배치되고 계약직 직원들도 상당 수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향상추진본부 설립 소식이 알려지면서 은행 분위기는 한층 뒤숭숭해졌다.
본부에 배치되는 직원의 경우 성과급과 직무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일인당 할당량이 주어져 연체 독촉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고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한 직원은 "민병덕 행장이 취임하면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희망퇴직으로 수천명이 나가고 성과향상추진본부까지 만든다고 하니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본부로 발령나면 버텨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며 본부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퇴직 권고를 받고도 나가지 않은 직원들을 내보내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사측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미명 아래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