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 “골치 아픈 엔고 현상”… 대책은?

2010-10-1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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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공장 활용 검토 및 브랜드 이미지 강화로 위기 돌파

   
 
지난 25일 태백 레이싱 파크에서 열린 렉서스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태백=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엔고 현상은 정말 골치아픈 문제다. 한 기업만으로 뛰어넘을 수 없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지난 15일 강원도 태백 레이싱 파크에서 열린 렉서스 스포츠 모델 시승행사에서 엔고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솔직하게 어려움을 토로하며 이같이 답했다.

엔-원 환율은 지난 2008년 8월 100엔당 1000원을 돌파한 후 지난 2009년 초 1600원대까지 상승, 현재까지도 1300~14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수입 업체들은 수익률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히사오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제일주의’”라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상기, 경쟁사들이 흉내낼 수 없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토요타는 도요타.렉서스 브랜드에 대해 국내 수입차업계 최고 수준의 애프터서비스 정책(캠리 기준 5년·12만km)을 펼치고 있다. 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엔고에 따른 몇몇 정책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히사오 사장(가운데). (사진=김형욱 기자)

◆“유럽·미국 공장 활용 검토”=
한국도요타는 엔고 현상 및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악재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며 유럽·미국 공장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사오 사장은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전제 하에 “한-EU·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도 유럽·미국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한-일 FTA가 가장 이상적이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렉서스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하락과 관련해서는 “리콜 영향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또 다이나믹한 한국 시장의 특성상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친환경 라인업 강화”= 그는 이 상황을 타개할 또 다른 방안으로 스포츠.친환경 라인업 강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꼽았다.

히사오 사장은 “먼저 IS F를 시작으로 스포츠 프리미엄 같은 새 분야에 도전하겠다. LS.GS 시리즈의 경우도 스포츠 패키지 같은 개성있는 라인업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올 파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하이브리드카 CT200h을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신차에 대해서는 일본에 갈 때마다 다양한 모델의 한국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기자들에게 “어떤 모델을 도입하는 게 좋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를 배워라”= 그는 경영 외에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 번째는 겸허한 자세. 히사오 사장은 “한국 내에서 도요타는 작은 회사”라며 “현대기아차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기아차의 최대 장점으로는 “빠른 결단력과 도전정신”을 꼽고, 방문 경험에 대해 “현대기아차 본사에 방문한 적은 없지만 화성 연구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프로다운 면모도 강조했다. “‘내가 일본인이라 한국을 모른다’, ‘경험이 없어 딜러 관리를 할 수 없다’는 식의 생각 대신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고객은 물론 전국의 9개 도요타 딜러, 5개 렉서스 딜러와 직원과 함께 ‘밝고 즐겁고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을 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히사오 사장은 일본 도요타에서 30년 동안 주로 해외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해 온 베테랑 마케터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에는 한국 시장의 도요타 브랜드 도입 프로젝트를 맡기도 했다.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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