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우리나라 건설사가 올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금액은 13일 현재 541억 달러 정도다. 연간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올해 말까지는 700억 달러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으로도 40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인 조선·자동차·반도체 등의 연간 수출액보다 많은 수준이다.
우리 건설사의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이미 세계 1류 수준이다. 해외에서 근무 중인 우리 건설인력만도 2만3000여명에 달하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소 건설공사를 프랑스·미국 등을 제치고 수주했다. 각 국가의 정상까지 나선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당당히 승리를 쟁취해 세계가 놀랐다.
지금도 브라질 고속철도 등 세계의 대형 공사 수주를 위해 미국·일본·중국 등과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 정부가 불법 정보수집으로 리비아와 심각한 외교 마찰을 빚을 때도 오랫 동안 현지에서 활동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건설사가 나서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의 활약은 눈부시지만 국내에서의 건설업은 아직 후진성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했다. 아직도 공공공사나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온갖 비리와 불법적인 로비가 사라지지 않았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여건으로 각 건설사들이 수주에 사활을 걸다보니 수천만원의 뇌물과 로비자금, 건설사 간의 가격 담합 등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 됐다.
정도를 따르지 않는 불법적인 행위들은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연일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이런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서 달성된 것은 아닐 것이다.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보여준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국내 업계에 드리워진 오명의 그림자를 걷어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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