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월드컵축구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불리는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열린다.
22일 연습 주행을 시작으로 사흘간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펼쳐진다.
1950년 영국 실버스톤에서 처음 시작된 F1 그랑프리는 올해 60년째를 맞아 드디어 한국 땅에도 상륙했다.
모터스포츠의 인기가 유럽 등 외국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이지만 F1은 시대를 앞서 가는 첨단 기술의 경연장으로서 열성적인 팬들, 대회를 둘러싼 엄청난 경제 규모 등의 이유로 세계 최정상의 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 F1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팀은 모두 12개로 팀당 2대의 경주용 차량이 레이스를 벌인다.
'머신'으로 불리는 경주용 차량은 대당 100억 원이 넘는 '괴물'들이다.
판매용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이 매겨져 있지 않지만, 개발 및 제작에 드는 비용만 대강 잡아도 그 정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천400㏄ 엔진을 사용하며 출력은 750마력, 최고 시속은 350㎞에 이른다.
F1은 '규모의 스포츠'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경제, 산업적 가치가 크다.
대회 하나에 평균 20만 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연간 400만 명을 웃돈다.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도 12만 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규모라 사흘간 20만 명이 넘는 팬들이 들어찰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 세계 188개 나라에 TV로 중계되고 있으며 6억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이들이 펼치는 레이스를 주목한다.
연간 대회 운영 자금이 4조 원 가까이 소요되고 드라이버의 연봉은 1천만 달러에 이른다.
세계에서 5대 자동차 생산국에 든다는 한국이 자동차경주의 최고봉인 F1 대회를 유치한 것은 2006년 10월이었다.
2006년 10월2일 F1 대회를 관장하는 포뮬러 원 매니지먼트(FOM)의 버니 에클레스톤 회장과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영조 KAVO 대표가 조인식을 갖고 2010년부터 7년간 대회를 한국에서 열기로 했다.
올림픽과 월드컵축구를 모두 개최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F1 대회와 인연이 닿지 않았던 한국은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바레인, 싱가포르에 이어 5번째로 F1 대회를 유치하게 됐다.
이후 2007년 12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착공에 들어갔고 2008년에는 F1 드라이버 닉 하이드펠트(독일)를 초청해 삼성역 사거리에서 F1 머신 도심 주행 행사를 열었다.
또 지난해에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의 전체 공정률 50%를 넘기며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올해 예정보다 늦어지기는 했지만 12일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경기장 최종 검수를 받아 이제 대회 개막만을 기다리게 됐다.
열악한 국내 모터스포츠 환경 탓에 대회를 유치했을 때부터 '과연 한국에서 F1을 열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대회를 불과 2주도 남기지 않은 이달 초만 해도 일부 외신들은 '경기장 검수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며 F1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를 좀처럼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FIA 관계자로부터 "100% 만족할 만큼 완벽한 경기장"이라는 칭찬을 들으며 검수를 통과한 한국 그랑프리는 이제 대망의 결선 레이스를 11일 남기고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향해 힘차게 속도를 내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