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값 쌀 때 구리 사재기로 15억弗 수익

2010-10-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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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B, t당 3500弗 미만으로 구입 2년래 최고치인 t당 8349弗 호가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중국이 신흥시장의 초고속 성장을 점치며 구리를 사재기해 짭잘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금속원자재시장에 초호황, 이른바 슈퍼사이클(super-cycle)이 도래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구리에 투자해 15억 달러 수익을 챙겼다고 업계 트레이더들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구리 선물가격 추이(t당 달러/런던금속거래소 3개월물 기준/출처:FT)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원자재 보유 전략을 맡고 있는 국가물자비축국(SRB)은 2009년 초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의 2%에 해당하는 25만~30만t 규모의 구리를 t당 3500 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사들였다. 당시 SRB는 비공개 매수 방식을 택했다.

중국의 전략은 들어맞았다. 지난 주말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이 2년래 최고치인 t당 8349 달러를 호가하면서 12억~15억 달러에 이르는 평가이익을 챙긴 것이다.

조슈아 크럼 골드만삭스 금속 부문 애널리스트는 "SRB는 앞으로 수분기 동안 구리값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구리 매도를 자제하거나 팔지 않고 빌려주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원자재 투자로 항상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FT는 SRB는 2005년 구리값이 떨어질 것이라며 10만~20만t의 구리에 대해 숏(매도)포지션을 취해 상당한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SRB는 원자재 투자에 대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트레이딩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후 SRB는 신흥국의 도시화와 산업화에 힘입어 금속원자재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실제로 구리 가격은 신흥시장의 치솟는 수요와 공급물량 부족으로 2008년 7월 사상 최고인 t당 8940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구리값이 내년까지 t당 9000~1만1000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리값 급등세는 다른 원자재 가격의 상승도 부추기고 있다. 납ㆍ니켈ㆍ주석ㆍ아연 등 6개 비철금속의 선물가격을 지수화한 LME지수는 지난주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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