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하노이에 수도로 정한 지 1천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하노이 정도(定都) 1천년 기념행사'가 10일로 끝났다.
지난 1일부터 하노이 일원에서 전시회, 기념공연, 체육대회, 음식축제 등 다양한 내용으로 개최된 이번 기념행사는 10일 오전 바딩광장에서 군경과 학생 및 일반 시민 등 3만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퍼레이드와 시가행진을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통일 베트남의 단합된 모습과 '제2의 도약'을 대내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그러나 행사 기간인 지난 6일 오전 꺼우저이 지역에 위치한 미딩 국가경기장에서 행사용 폭죽을 실은 컨테이너가 운반 부주의로 폭발해 외국인 3명과 베트남인 한명 등 모두 4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들로 시내 곳곳이 하루종일 정체를 빚는 등 교통혼잡도 발생했으나 전반적으로는 큰 대과없이 치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은 이병석(한나라당. 포항북)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축하사절단을 파견해, 농 드억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응웬 밍 찌엣 국가주석(대통령), 팜 꽝 응히 하노이시당서기, 응웬 테 타오 하노이시인민위원장(시장) 등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고 한-베 양국관계의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현지 대사관측이 밝혔다.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 한국측 회장이기도 한 이 의원은 "베트남 국가 지도자들도 한국과의 실질적 협력 관계가 확대될 수 있도록 희망하고 있음을 현지에서 재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11일 귀국하는대로 정부.국회.학계 등 여러 차원에서 이런 사실을 전달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양국 관계가 좀 더 굳건하게 토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노이는 리(Ly)왕조(1009∼1225)의 건국자인 리타이또(Ly Thai Tho)가 수도로 정했다. 부패한 레(Le)왕조를 뒤엎고 왕권을 차지한 리타이또는 기존의 수도 호아르(花閭)가 불길하다는 풍수지리가들의 제의에 따라 지금의 하노이인 탕롱(Thang Long, 昇龍)으로 수도를 옮겼다.
이후 하노이는 리 왕조 이후 쩐(Tran, 陳), 레(Le, 後黎), 막(Mac, 幕), 응웬(Nguyen, 阮)왕조까지 탕롱은 베트남의 정치.경제.교육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마지막 왕조인 응웬 왕조(1802∼1945)가 들어서면서 수도를 중부 푸수엔(Phu Xuan, 지금의 훼)시로 옮기는 과정에서 지금처럼 하노이(河內)로 이름이 바뀌었다.
1975년 베트남이 통일이 되면서 하노이는 명실상부한 수도로 '경제수도'인 남부 호찌민시와 함께 베트남의 발전을 견인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