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중국계 자본(차이나 머니)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채권을 집중 매수한데 이어 국내 증시에도 본격 유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계 자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 총액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증가율만 놓고 보면 최근들어 호주에 이어 2위를 차지할만큼 급신장하는 모습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액은 1조9421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4865억원보다 30.6% 늘었다.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0.6%에 해당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보유금액 증가율은 호주(33.0%)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특히 7, 8월 각각 149억원과 129억원 순매수에 그쳤던 것에 반해 9월에는 976억원을 사들여 한 달만에 무려 656.6%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화 다변화와 한국 기업에 대한 매력도 상승을 그 이유로 보고 있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차이나머니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기업 분석과 접근이 용이한 홍콩이나 가까운 선진국 일본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왔다"며 "그러나 국내 증시가 최근 상승폭이 커 다른 국가 증시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가운데 세계적인 기업이 많아 호감도도 높아져있기 때문에 중국의 한국 상장주식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유액의 규모가 미미해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보유액 증가율이 높아진 것 자체가 앞으로 투자 확대 시그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환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중국이 우리나라를 주요 시장으로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한국 투자 루트도 제한적이고 중국의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가 설정한 한국 관련 펀드가 인기가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 운용사나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벌이고 있고, 국내 기업 이미지와 증시 매력도 제고 등은 차이나 머니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원자바오 총리의 외화자산보유 다변화 발언을 시작으로 중국이 외화를 늘리고 있는데, 당시 2000억달러(한화 약 22조4040억원)의 아시아 통화 유입을 계획했던 것으로 미뤄보아 현재 중국의 한국 주식ㆍ채권 보유액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지금 당장 보유하고 있는 규모는 미미하지만 증가 추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xworl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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