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중복 및 반발 부작용 우려도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
특히 이같은 진통에는 남용 전 부회장 이후 대거 영입된 외국인 C레벨 경영진들이 중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 및 LG 인사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후속 조직개편 및 인사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 1년 단위의 고용계약을 맺은 국내 임원들과는 달리 2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은 C레벨 인사들의 임기가 상당 부분 남아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6월과 7월에도 외국인 최고전략책임자(CSO)·최고인사책임자(CHO)를 영입했다”며 “이들의 고용계약 기간은 비공개하고 있지만 1년 단위가 아닌 장기 계약을 맺은만큼 향후 임기와 관련해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인사들이 쉽게 임기 종료에 합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LG 고위관계자는 “이들 외국인 경영진의 퇴진은 사실상 경질이라 볼 수 있어 계약 만료 후 글로벌 기업의 영입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국내 노동법 위반 등을 이유로 이들 경영진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들과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개편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는 LG전자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 LG전자는 CEO 직속으로 글로벌마케팅담당을 신설했다. 이 자리에는 HE사업본부장이었던 강신익 사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남용 부회장 선임 직후 영입된 더보트 보든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오랜 기간 LG전자의 마케팅을 총괄해왔다.
한 회사에 마케팅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두 명이 되는 셈이다. 아울러 인사·전략 등 핵심 부문은 물론 그간 LG전자가 공을 들인 공급망관리(SCM) 부문 역시 이들 외국인 C레벨 경영진들이 수장을 맡고 있다.
향후 구 부회장 체제 확립 및 변혁을 위해서는 해당 부문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지만 자칫 인수인계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아울러 해외파 주니어 직원들 역시 향후 조직개편에서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해외파 인사 가운데 일부는 30대 초중반의 나이에 비교적 높은 과장·차장급 직책을 맡아 구성원 사이에 보이지 않은 불협화음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한편 구 부회장의 경영을 보좌하는 역할인 최고운용책임자(COO) 직은 신설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LG 고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LG 전자계열사대표이사 시절 적극적인 경영을 펼쳐왔다”며 “LG상사 시절 하영봉 사장과 복수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이는 상사 업무의 특성을 감안한 것일 뿐 LG전자에서는 10명에 달하는 직속 책임자와 사업부장들을 통솔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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