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편법특채 10명적발…채용 허점투성이(종합)

2010-10-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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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고위공직자 자녀나 친척 등으로 확인
행안부 특감서 들통…`선호공관' 외교관 배치도 무원칙

 

외교통상부가 특별채용 과정에서 전직 외교관 자녀 등 10명을 선발하면서 면접위원을 임의로 위촉하거나 영어성적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외교부 간부 출신을 아버지로 둔 상당수 외교관이 순환근무 원칙을 어긴 채 주미대사관이나 유엔대표부 등 인기 공관에 배치된 사실도 들통났다.

행정안전부는 1일 외교부 특별 인사감사 결과 전직 외교관 자녀 등 10명의 특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발견돼 외교부와 협의를 거쳐 인사 담당자와 부적절하게 채용된 외교관 자녀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유명환 전 외교장관의 딸 등 외교부에 특채된 전직 외교관 자녀 8명과 정치권 등에서 추가로 의혹이 제기된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 전직 고위공무원과 외교관 자녀 등 9명을 포함한 17명에 대한 인사 감사를 벌여 이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특채 과정에서 외교부의 노골적인 특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 전 원장의 딸은 지난 6월 프랑스어 능통자 전문인력 6급 특채시험에 홀로 합격했으나, 외교부는 면접위원을 위촉할 때 내부결재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멋대로 면접위원을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 때 심사위원 5명 중 외부 면접위원 3명과 내부 위원 한 명은 전씨에게 경쟁자보다 더 많은 점수를 줬고 내부 위원 한 명은 동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전 장관의 딸은 올해에 이어 2006년에도 영어시험 성적표를 2주가량 늦게 제출했지만 무사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는 그해 5급 특채를 하면서 전직 대사의 딸인 홍모씨가 탈락하자 합격자를 6급으로 발령내고 다시 홍씨를 5급 공무원으로 선발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홍씨의 남편도 같은 과정을 거쳐 5급으로 특채됐다.

고위 외교관 친구의 딸 박모씨는 2006년 특채에서 영어성적을 내지 않았지만 선발됐고 전직 외교관 김모씨는 올해 특채에 응시하면서 텝스 점수가 기준 점수보다 68점이나 모자랐지만 시험에 합격했다.

감사 과정에서 계약직 5호(5급 대우)로 특채된 강모씨는 외교관이나 고위공무원의 아들이 아니지만, 서류전형도 거치지 않고 특채된 사실이 발견되는 등 외교부 특채가 허술하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채나 공채로 선발된 외교관 자녀는 미국과 일본 등 선호하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됐고, 일부는 로스쿨에도 다니는 등 각종 특혜를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관은 선호지역과 기피지역 공관을 순환하지만, 외교부 출신의 아버지를 둔 외교관은 8명 중 무려 6명이 주미대사관과 주일대사관, 주유엔대표부 등 '가'지역 공관에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본부에 근무하는 외교관 자녀 16명 중 3명은 북미국에 근무하는 등 순환근무제 원칙을 피했다.

전직 외교관 아들인 손모씨는 2003년 내부 규정을 어기고 휴가 상태로 미국의 로스쿨에 다녔고 전직 외교관 딸 강모씨는 1999년 유학을 다녀왔으나 4년 만인 2003년 다시 정부 지원으로 연수를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행안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신임 외교부 장관과 협의해 관련 인사담당자를 징계하고 부적격 채용자는 소명절차를 거쳐 인사 조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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