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삼남매' 성남에 새 보금자리

2010-10-0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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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출신 어머니가 뇌출혈로 숨진 지 2년 만에 아버지마저 투신자살해 졸지에 양친을 잃은 '흑진주 삼남매'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됐다.

외국인 노동자 지원단체인 지구촌사랑나눔(대표 김해성 목사)은 지난달 8일 부산 태종대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숨진 황모(40)씨의 초등학생 세 자녀의 주거지를 경기도 성남시 한 다가구주택에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삼남매는 가나 출신 어머니인 로즈몬드 사키씨가 2008년 4월 뇌출혈로 쓰러져 이틀 만에 숨진 데 이어 지난달 아버지마저 생활고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고무친의 처지에 놓였다.

아버지 장례를 마친 뒤 이들은 큰아버지 집에 머물고 있으나 큰아버지가 삼남매를 계속 돌볼 형편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목사가 삼남매 후견인을 자처하고 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있는 성남시에 전셋집을 마련했다. 삼남매는 이곳에서 함께 기거하며 상주 교사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김 목사는 삼남매의 어머니 장례 때부터 이들 가족과 인연을 맺어 왔다. 당시 사키 씨의 장례를 치르기 전 본국에 있는 가족 동의를 받아야 했는데 연락이 끊겨 가나 정부가 장례절차 진행을 위한 동의서를 발급해 주지 않았던 것.

이에 남편 황씨는 지구촌사랑나눔에 도움을 요청했고, 가나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우여곡절 끝에 장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김 목사는 "친척들이 이들 삼남매를 맡아 줄 형편이 못됐으며,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문 수용시설이 아닌 일반 가정집에 단체로 살게하는 그룹홈은 남녀 구분해 받아 이들이 서로 흩어져야 해 내가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개인과 기관의 후원도 김 목사가 삼남매의 양육키로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하나은행은 그룹홈 교사의 인건비와 아이들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200만원가량 지원하기로 했다. 한 독지가는 이들의 주거를 마련하라고 1천만원을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금 5천만원을 아직 다 마련하지 못해 김 목사는 기관과 기업 등을 다니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 목사는 지구촌사랑나눔이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에서 설립 중인 국제다문화학교가 내년 3월 개교하면 삼남매를 이 학교에 입학시킬 계획이다.

그는 "국제다문화학교가 문을 열면 이들을 이 학교에서 맡기로 아버지와 이야기를 마친 상태에서 아버지가 돌연 숨져 안타깝다"며 "아이들이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을 받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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