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은 27일(현지시간) 은행의 자기자본 규제를 강화한 '바젤III' 협약이 또 다른 종류의 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사진)는 이날 "강화된 은행규제안이 새로운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규제를 교묘하게 피하며 리스크가 높은 투자를 일삼지 않도록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 비용을 높이면 금융기관들은 더 위험한 활동과 프로젝트를 감행하거나, 규제를 받지 않고도 금융활동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독립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금융규제 이면에 존재하는 위험성을 설명했다.
또 "모든 규제 조치를 신중하게 시행해야 하며 새로운 규제에 대한 반감으로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수위를 넘지 않도록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스탄치오 부총재는 아울러 최근 결정됐거나 준비 중인 규제들을 '거시건전성' 관점에서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생상품을 다루는 새로운 체제, '대마불사' 금융기관 관련 정책, 차입을 통한 손익을 확대하는 레버리지 규제 등을 포함한 일련의 경제정책들은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주요국들은 납세자들로부터 거둔 세금으로 대규모 긴급 구제금융 기금을 조성했던 2007~08년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 은행·보험사·헤지펀드·개인투자 자본 등에 대한 규제 감독을 강화해왔다.
한편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금융안정위원회(FSB) 회동에서 대형 은행의 자본이 바젤 Ⅲ 의무 수준을 초과해 확충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러한 내용은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제출되는 보고서에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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