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전시 동구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이날 제173회 임시회를 열고 대전시교육청이 동구 국제화센터를 매입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안을 의원 11명 전원 찬성으로 채택했다.
동구의회 관계자는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더 이상 국제화센터를 운영할 여력이 없다"면서 "전문성을 갖춘 시교육청에서 국제화센터를 매입해 운영해 달라고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제화센터는 교육 여건이 낙후된 동구지역 주민들의 영어학습 능력 신장을 위해 2008년 6월 63억원을 들여 가오동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915㎡ 규모로 지어졌으며 학습실과 체험실 등을 갖추고 원어민 강사와 내국인 강사 등 17명의 강사진이 영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동구 거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수강료는 월 8만원 가량으로 사설학원 수강료의 3분의1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동구의회가 국제화센터를 시교육청에 매각하면 동구민에게 부여되던 우선권이 없어지게 되고 센터 자체가 아예 다른 용도로 전용될 수도 있어 국제화센터의 존립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동구가 시교육청에 센터를 매각한 뒤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수강료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는 앞서 내달말 완공될 예정인 대전문학관의 운영권도 시에 넘겼으며 몇가지 절차를 거쳐 재산권도 넘긴다는 방침이다.
구는 향토문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총 사업비 34억여원을 들여 용전동에 건물면적 1천100㎡ 규모로 대전지역 대표문인들의 작품과 자료를 전시할 대전문학관 공사를 추진해왔으나 어려운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연간 수억원씩 소요되는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 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동구지역 주민들은 원도심의 낙후된 교육·문화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은 시설을 구의회가 임의로 매각하려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주민 김 모(37.동구 용운동)씨는 "국제화센터는 당초 신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원도심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시설 아니냐"라면서 "주민 동의도 없이 팔아버린다니 말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32.여.동구 가오동)씨도 "문화시설이 없는 동구지역 주민들을 위해 문학관을 짓는다고 해놓고 결국 시에 팔아넘기느냐"면서 "요즘 동구가 돈이 없어 신청사도 못짓는다는 등 어렵다는 얘기만 늘어놓고 있어 주민들은 매우 불안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구의회 관계자는 "국제화센터가 저렴한 가격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수탁업체의 적자액을 보전해 주기 위해 매년 15억3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현재 구의 재정상황으로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예산을 세우는 것도 버거운 실정이라 이 같은 방안을 내놨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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