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주민, '지진 피해 관광'에 불편한 심기

2010-09-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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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강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남섬 캔터베리 지역 주민들이 피해지역에 자주 관광버스들이 찾아오는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출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아본사이드 지역의 한 주민대표는 지진 피해가 심한 동네에 관광객들을 실은 버스들이 나타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들이 목격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직전이라고 28일 현지 언론에 밝혔다.

크라이스트처치 동부지역 행동이라는 단체의 안젤라 웨슬리 대변인은 자신의 동네에서만 주민들이 두어 차례나 관광객들을 가득 태운 관광버스가 나타난 것을 목격했다면서 관광버스의 소속 회사는 알아낼 수 없었지만 경찰에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웨슬리 대변인은 관광버스들이 동네에 찾아오고, 관광객들이 내려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다며 "자신들의 집들이, 자신들이 입은 피해가 사진에 찍히며 오락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은 대형 관광버스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도로를 지나다니면 그 주변에 있는 주택들에게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는 사실을 걱정하고 있다며 "대형 차량이 지날 때면 집들이 흔들리고 있고, 그래서 언제든 관광버스가 보이면 도대체 뭐하려 이 지역에 나타났는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웨슬리 대변인은 주민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계속 높아지면서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만나면 관광버스가 보이면 차를 세운 뒤 차안에 올라가 정중하게 지진관광을 멈추어 줄 것을 요청하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크라이스트처치 시 당국도 지진피해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접근제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봅 파커 크라이스트처치 시장은 관광회사들이 지진 피해지역을 돌며 지진관광을 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부절적한 것'이라며 "주민들이 입은 고통과 피해를 상업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실로 무책임하고 온당치 않은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버스 관광을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지만 심각한 문제점으로 여겨질 경우 시 당국은 언제든지 그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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