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의 최대 분수령은 두산과 롯데 양팀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던져주느냐다.
워낙 양팀 타선 화력이 좋다 보니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 투수진이 공통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은 선발투수진의 층이 롯데보다 엷고 롯데는 기복이 심하다.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단기전에서는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정규 시즌에서 상대 중심 타선에 혼쭐났던 마운드가 포스트시즌에서는 얼마나 만회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계투진이 좋은 두산은 선발투수가 5이닝을 강렬하게 던져주기를, 불펜이 약한 롯데는 선발투수가 최대한 길게 버텨주기를 바란다.
두산은 켈빈 히메네스(14승)와 김선우(13승)가 원투 펀치를 이룰 예정이나 뒤를 받쳐줄 3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다.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가 장기전으로 치달을수록 두산에 불리하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히메네스는 올해 롯데와 2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4.91을 남겼다.
4월18일 첫 대결에서 5⅔이닝 동안 8점이나 주고 고개를 떨어뜨렸지만 7월18일에는 9이닝 동안 1점(비자책점)만 주고 완투승을 거두고 깨끗이 설욕했다.
에이스 히메네스가 롯데와 2번밖에 대적하지 않았다는 건 두산에 양날의 칼이다.
전력노출이 안 된 비밀병기일 수도 있지만 롯데 핵타선과 맞서본 경험이 적어 경기 운용에 애로를 겪을 수도 있다.
롯데와 3경기에서 2승1패를 거둔 김선우는 평균자책점이 6.46이나 마지막 등판에서 뭇매를 맞아 방어율이 치솟았다. 6이닝 1실점,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다 9월11일 2⅓이닝 동안 8점을 줬다.
둘의 뒤를 이어 선발승으로 1승을 챙긴 홍상삼과 왼팔 레스 왈론드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포스트시즌에서 기대만큼 긁어줄지는 미지수다.
작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⅓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 승리를 따냈던 홍상삼은 올해는 롯데와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9.87로 신통치 않았다.
2009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3승1패로 눌렀던 두산은 크리스 니코스키, 금민철, 홍상삼, 김선우로 선발진을 짰는데 올해는 숫자에서 부족하기에 이를 불펜으로 어떻게 메울지가 관심사다.
반면 롯데는 송승준(14승), 라이언 사도스키(10승), 장원준(12승), 이재곤(8승) 등 선발층은 두산보다 우위에 있다.
그러나 3승을 거둔 이재곤을 빼곤 나머지 3명이 두산을 제물로 1승씩만 올려 재미를 보지 못했다.
4차례로 가장 많이 등판한 장원준은 평균 5점 이상 줬다. 3경기 마운드에 오른 송승준은 경기당 3~4점만 줘 가장 안정적이었는데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해 승수를 많이 쌓지 못했다.
사도스키는 1경기만 던져 히메네스처럼 베일에 싸인 전력이다.
다만 정규 시즌에서 잘 던진 송승준과 장원준이 가을 잔치 징크스를 깰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송승준은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를 던져 2패 평균자책점 27.00으로 좋지 않고 장원준도 1패 평균자책점 7.56으로 부진했다.
장원준과 송승준은 작년 준플레이오프 2,3차전 선발로 나와 각각 4⅓이닝 5실점, 1⅓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기대를 밑돌았다. 1년 만에 리턴매치에서 나란히 빚을 갚을지 흥밋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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