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전쟁의 진실은?

2010-09-28 07:48
  • 글자크기 설정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배경이 된 트로이 전쟁.

호메로스에 따르면 10년이나 계속된 트로이 전쟁에 동원된 병사는 트로이, 그리스 연합군 양 진영을 합쳐 최소 20만 명에 달한다.

트로이 침공에 동원된 그리스 함선도 1천186척에 이른다. 


신(神)과 영웅들이 총출동한 이 전쟁에서 그리스 연합군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트로이 목마를 고안해낸 오디세우스의 기지 때문이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통해 알고 있는 트로이 전쟁의 내용이다.

고대 군사사(軍事史) 전문가인 배리 스트라우스 미국 코넬대 교수는 그러나 우리가 트로이 전쟁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던 것은 "대부분 틀렸다"고 말한다.

그는 저서 '트로이 전쟁'(뿌리와이파리 옮김)에서 호메로스가 실수도 하고 과장도 하며 왜곡도 서슴지 않았다면서 "'일리아스'가 대낮에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겨뤄서 강력한 한 방에 결판이 나는 세계선수권대회 권투 시합인 반면 (실제) 트로이 전쟁은 어둠 속에서 상대방을 걸어 넘어뜨려서 이기는 수백, 수천 판의 레슬링 시합"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우선 전쟁이 오래 지속됐지만 10년에는 훨씬 못 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 제한된 자원만 보유한 청동기 시대 전쟁 수행 능력으로는 장장 10년에 걸친 대규모 원정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트로이 전쟁은 양 진영 간 정면 충돌이 아니라 저강도의 무력 충돌과 민간인에 대한 공격의 성격을 띠었다면서 "2차 세계대전보다 테러와의 전쟁과 가까웠던 셈"이라고 설명한다.

트로이 목마는 그리스 병사를 트로이 도시 안으로 몰래 들여보내는 용도로 이용될 수도 있었겠지만 들킬 염려가 매우 컸다면서 목마가 병사 운반 수단이 아니라 트로이의 방심을 노린 유인책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저자는 그러나 호메로스의 기록을 모두 부정하지는 않는다. "호메로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청동기 시대의 진실에 더 가까이 있었다"면서 "비록 트로이는 호메로스가 태어나기 수 세기 전에 무너졌지만 구전과 더불어 그리스어가 아닌 다른 기록들 덕분에 호메로스는 이 같은 진실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