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8·29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대책 효과에 대해서 업계와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는 주택시장의 침체가 여전하다고 아우성인 반면, 정부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주택 매입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 "시기 늦은 대책 효과 없었다"
8·29대책에 포함된 부동산 규제 완화 방안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하고 사실상 전면적으로 해제됐다.
처음으로 집을 사는 무주택자에게 낮은 금리로 내 집 마련 자금을 빌려주는 '생애최초 주택구입대출'도 지난 2001년과 2005년 시행된 이후 다시 부활됐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거래 활성화는 커녕 전세가만 치솟아 불안감만 키웠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값은 대책 발표 이후 0.28% 올랐다. 또 신도시 0.14%, 수도권 0.49% 등 전국적으로 0.33%나 상승했다.
반면 같은 시기 매매가는 서울이 -0.1%, 신도시 -0.16%, 수도권 -0.12%, 전국 -0.05%로 줄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 팀장은 "당초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발표가 계속 미뤄져 시장이 살아날 시기를 놓쳤다"며 "현장의 중개업소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일부 급매물만 팔릴 뿐 거래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집값 안정세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8·29대책 발표 이후 시장의 가격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물론 DTI 규제 완화, 생애최초 주택구입대출 등의 수요도 생겼다는 분석이다.
27일 국토부에 따르면 무주택자 또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DTI 자율 적용이 시행된 이달 3일부터 24일까지 은행 등의 금융회사가 국토부 주택전산망에 무주택 등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회를 요청한 건수는 755건이었다.
이는 지난달 수도권 주택거래량 8091건의 약 10%에 이르는 것으로, 국토부는 이들이 대책 발표 이후 새롭게 늘어난 주택구입 수요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생애최초 주택구입대출 신청건수도 지난 13일부터 7영업일 간 141건(100억원)으로, 첫날 8건에서 14일 23건, 15일 27건, 17일 32건, 20일 9건, 24일 18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정종환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8·29대책을 평가하고 대책의 효과를 보기에는 아직 이르고 내년 봄 이사철까지는 지켜봐야한다"면서도 "하지만 곳곳에서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조짐은 보이고 있으며 최근 전세난도 예년에 비해 심각하지 않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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