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세대 주재원 이봉구 글로벌 에버코 대표. 그는 기아차 미국법인 사 장 등 30년간 해외 10개국의 현지 지사장을 역임했다. |
한국의 1세대 해외 주재원인 이봉구 글로벌에버코 대표이사는 지난 16일 전경련 부설 국제경영원이 기업인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미래창조혁신 과정’의 강사로 나서 미래 국제 마케팅에 대해 강연했다.
기아자동차 미국법인 사장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아중동 수출팀, 초대 호주법인장. 현재 종합상사 초대 칠레 지사장, 초대 아르헨티나 지사장 등 30년간 10개 국가의 지사장을 역임한 이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생생한 글로벌 마케팅 현장을 소개했다.
◆ 새로운 문화 도래, 전략 수립 필요
이 대표는 “현재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고 학력자의 해외 이동이 빈번해지고, 신흥도상국이 출현하면서 새로운 소비자 계층이 생겨나고 기존의 문화 코드를 깨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중국의 성장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문제점도 같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질오염 △용수 및 에너지 부족 △민부격차 심화 △소수민족 분리주의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이로 인한 정체도 예상할 수 있다는 것.
반면 이 대표는 “향후 인도의 강세를 주목해야 한다”며 “인도의 영향력은 10~20년 후 더욱 높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인도 시장의 특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경우 터번을 벗지 않는 인도인들의 특성을 감안해 자동차 천정을 높인 모델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해 성공했다”며 “이처럼 지역 문화 특성에 맞는 경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무역 확산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세계적으로 맺어진 FTA 협정이 400개에 이르지만 한국은 10개도 안 된다”며 “한칠레FTA이 이후 한국 국민들은 질 좋은 칠레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게 됐고, 칠레에서 2, 3위에 머물렀던 한국 자동차 산업도 1위에 올랐다”며 FTA의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했다.
◆ 해외 진출, 정부 및 국영기업과 협력 중요
이와 함께 미래 전망이 좋은 시장에 기업들이 직접 진출하는 것도 적극 장려했다. 다는 그는 “미래 가능성이 큰 개발도상국들은 현지 정부의 규제가 강한만큼 정부 및 국영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 이들 국가는 민간 소비보다는 국가조달 구매가 큰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해외에 나가 보니 태평양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가운데 있는 지도는 찾아보기 힘들고, 대서양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이 가운데 위치한 지도가 대부분”이라며 “한국이 중심에 있지 않다면 해외로 나가 중심에 서면 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특히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야 할 지역으로 인도와 칠레, 터키, 멕시코, 폴란드 등을 꼽았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한국의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해외 진출은 대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라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고, 철저한 사전 시장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소한 3~5년 단위의 로드맵을 세우고 수시로 이를 보완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것.
이 대표는 “세계 3대 유통업체인 까르푸는 한국에서 결국 정착하지 못하고 나갔다”며 “까르푸의 국내 정착 실패 원인은 노동자 및 소비자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글로벌 인재 확보 필수적
특히 글로벌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는가가 해외 진출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우리 기업 문화는 비교적 인재에 대해 소홀한 편”이라며 “고급 두뇌의 이동일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확보하는게 경쟁력 강화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 총수들은 해외 현지 고급 인력 확보를 위해 직접 뛰는 등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작은 기업들도 대기업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인재 경영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글로벌 경영에는 무엇보다 회사를 움직이는 CEO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매년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선다”며 “이같은 프리젠테이션은 마케팅 담당 경영진이 시행할 수도 있지만 CEO가 직접 나섬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임팩트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대가 서산댐을 막을 당시 폐 유조선을 사용한 것도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아이디어였다”며 “이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도 CEO뿐인 만큼 CEO들이 직접 현장에 나서 선장 역할을 해야 국제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전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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