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회장, '창업공신' 지분기부로 오너십 강화

2010-09-28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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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STX그룹 계열 정보기술(IT)업체인 포스텍 김효중 사장이 개인재산인 이 회사 지분 8%를 모그룹 사회공헌단체 STX복지재단에 기부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포스텍은 그룹 내 16개 계열사 가운데 실질적 지배사다.

이번 기부로 강 회장은 포스텍 최대주주측 인적 구성을 단순화해 그룹 지배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다졌다는 평가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텍 김 사장은 사재인 이 회사 보통주 100만2416주(8.29%)를 모두 STX복지재단에 출연했다. 공시일과 출연일은 각각 24일과 17일이다.

◆창업공신 김효중 사장 역할 축소

김 사장은 2001년 11월 부도 위기를 맞은 쌍용중공업을 인수해 STX그룹을 출범시킬 당시부터 강 회장과 함께 일해 온 창업공신이다.

기부 이후 포스텍 최대주주측 지분구조는 강 회장(69.38%)과 STX복지재단(8.29%), STX장학재단(1.24%) 순으로 재편됐다.

강 회장은 포스텍 최대주주일 뿐 아니라 STX그룹 주요 계열사가 200억원 이상 출연한 두 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이번 기부에 앞서 포스텍 내부에서 역할이 축소돼 왔다.

2002년 3월부터 김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아 온 포스텍은 작년 9월 최기석 사장 취임으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김 사장과 최 사장이 각각 정보기술부문과 물류선재부문을 맡게 된 것이다. 올해 3월에는 두 사장 위로 송우익 총괄사장이 취임했다.

STX그룹에서 포스텍 위상을 감안하면 이러한 인사 단행과 이번 기부가 오너십 강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증권가는 분석했다.

◆지배구조, SK그룹과 닮은꼴

포스텍은 SK그룹 계열 IT업체 SK C&C와 자주 비교돼 왔다.

똑같은 IT업체로 두 회사 최대주주는 모두 오너다. 회사 설립 이후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지배구조 정점으로 올라섰다는 점도 유사하다.

STX그룹 16개 계열사 가운데 STX는 포스텍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를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러한 STX 최대주주는 포스텍이다. 강 회장은 포스텍 최대지분과 일부 계열사 주식을 통해 STX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포스텍은 2009 회계연도 전체 매출 5344억2800만원 가운데 72.73%에 달하는 3887억3400만원을 12개 계열사와 상품ㆍ용역 내부거래로 올렸다.

계열사별로는 STX조선해양으로부터 매출이 2843억3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STX중공업(263억7000만원)과 STX엔진(204억4300만원), STX(182억5000만원), STX메탈(175억7400만원), STX팬오션(99억9700만원), STX건설(84억8700만원) 6개사는 80억~260억원대 수준이다.

STX리조트(15억800만원)와 STX에너지(14억5100만원), STX솔라(1억6500만원), 새롬성원산업(1억700만원), 흥국상호저축은행(4600만원) 5개사는 4000만~15억원대에 달했다.

내부거래 대상은 상품ㆍ용역뿐 아니라 부동산도 포함됐다.

포스텍은 2005년 10월 경남 창원시 신월동 소재 2820.6㎡ 규모 토지를 경남개발공사로부터 39억3400만원에 사들였다. 당시 밝힌 취득 목적은 업무시설 신축을 위한 용지 매입이다.

이어 두 달 만인 12월 포스텍은 이 토지를 42억원을 받고 계열사인 STX조선에 팔았다. 매각 사유는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30대 대기업 中 내부거래 비율 최고

재계정보업체인 재벌닷컴은 최근 STX그룹에 대해 30대 대기업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재벌닷컴은 30대 대기업이 작년 전체 매출 850조416억원 가운데 12.76%인 108조4308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고 집계했다.

이에 비해 STX그룹은 27.92%로 30대 대기업 평균을 15.16%포인트 상회했다. 포스텍만 보면 72.73%로 그룹 평균보다도 44.81%포인트 높았다.

STX그룹 관계자는 "이번 기부는 강 회장ㆍ김 사장 간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며 재단에 출연한 지분가치를 주식수에 500원(액면가)을 곱한 5억원 남짓 수준으로 평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텍이 자산 21조원으로 재계서열 14위인 STX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분가치는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뛸 것"이라며 "자발적 기부가 맞다면 재계에서 지극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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