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준비하랴 예산안 내랴 추석연휴 잊은 공무원들

2010-09-2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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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관가가 잇따른 큰 행사를 앞두고 추석연휴도 반납한 채 업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제부처 수장인 기획재정부는 내달 1일 국회에 제출할 '2011년 예산안' 및 '세제개편안'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여기에 내달 4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실시되는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대비해 국회의원실에서 요구해 놓은 자료 준비가 산더미처럼 쌓여 추석 연휴라는 말은 남의 얘기다. 공무원들에게 정기국회 국정감사는 한 해 가장 긴장되는 기간이다.

이처럼 산더미같은 업무에 교통체증, 시댁 어르신들을 챙겨야 명절증후군 등으로 이래 저래 추석연휴가 마뜩찮은 이도 적지 않다. 일부겠지만 여성 공무원들은 업무를 핑계로 귀성에 나서지 않을 수 있어 차라리 잘 됐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 국감준비·예산안 준비에 '바쁘다 바빠'


내년 예산안 작업을 하고 있는 경제부처 수장인 재정부는 할일이 많다.

국회 제출시한이 내주로 다가와 있는 데다 막판에 사회간접자본(SOC)를 줄이고 서민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라는 당정협의 결과로 지난 20일까지 인쇄작업까지 마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감준비는 매년 긴장된다. 터무니없이 많은 의원들의 국감 자료 요청도 여전히 문제지만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질문을 던지는 의원들이 많다 보니 대비 자료를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이달 내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청년층(15-29세)에 대한 구조적이고 실질적인 고용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덧붙여 공정거래위원회, 지식경제부 등과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작업도 적지 않게 신경쓰인다.

공정거래위원회 한 직원은 "이번 추석 연휴는 휴가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국감 제출 자료 요구에 할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업무를 하는 것으로 연휴를 보낼 작정"이라고 말했다.

◆공기업도 연휴가 긴장되긴 마찬가지

공기업 직원들도 명절 때만 되면 긴장된다.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한국전력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국민들이 연휴에 전기걱정을 하지 않기 위해 연휴 앞뒤로 잠깐 부모님을 뵌 후 근무에 복귀해야 할 상황"이라며 "명절이나 휴가기간이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긴장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여성 비율이 높은 부처에서는 “아예 잘 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짧은 연휴에 시댁이나 친청을 방문하기엔 시간이 빠듯해 고민이었는데 국감이 이런 고민거리를 없애줬기 때문이다.

국감에서 크게 다뤄지는 분야가 아니더라도 완벽한 준비를 해둬야 마음이 편한 탓에 공식 연휴 3일 내내 사무실에 출근할 것이라는 직원들이 많았다.
 
징검다리 연휴여서 앞뒤로 최장 9일까지 쉬게 해 준다는 민간기업 직원들의 소식을 들으면 불현득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 중앙부처 여성 공무원은 "매년 가을을 국감준비로 보내다 보니 어떻게 추석을 보내는 지도 모르겠다"며 "공무원들에게는 연휴 기간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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