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7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통해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협의했으나 상봉장소 등에 대한 이견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오는 24일 실무접촉을 다시 열기로 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봉 일정에는 의견 접근이 있었지만 장소문제 등으로 합의를 보지 못한 채 오늘 실무접촉이 종료됐다"며 "24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실무접촉을 다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실무접촉에서 북측은 '금강산지구 내'라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장소를 언급하지 않았고, 우리 측은 구체적인 상봉장소를 제시할 것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상봉장소로 요구했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실무접촉을 시작해 오전 11시25분에 오전 회의를 종료했으며, 오후 3시45분께 속개했지만 장소 문제로 약 15분 만에 정회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북측은 올해 4월 27~30일 이산가족면회소를 비롯해 소방서, 문화회관 등 정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소유한 금강산 부동산에 '몰수' 딱지를 붙이고 현대아산 등 민간업체들이 보유한 각종 관광 인프라를 동결했다.
북측이 이산가족면회소를 놔두고 '금강산지구 내'로 상봉 장소를 애매모호하게 표현한 것은 우리 정부에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라는 우회적인 압박으로 해석된다.
우리측은 기조발언을 통해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상봉을 정례화할 것과 이번 상봉에서는 기존보다 확대된 규모로 행사를 가질 것을 요구했다. 이산가족 상봉 일자는 내달 19일~24일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10월21~27일 금강산 지구 내에서 100명 규모의 이산가족 상봉을 갖자고 제의했다.
상봉장소 문제로 남북이 이견을 보이면서 우리 측이 제의한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문제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실무접촉에는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인 김의도 한적 남북교류실행위원(수석대표)과 김성근 한적 남북교류팀장이 대표로 나섰다. 대표단은 이날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북측에서는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박용일 단장과 박형철 대표가 대표단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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