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송창용 "신인왕 찜했습니다"

2010-09-1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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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담금질이 한창인 울산 모비스의 미국 LA 전지훈련장.
    선수들에게 칭찬이 짜기로 유명한 유재학(47) 울산 모비스 감독이 유독 애정을 표하는 선수가 있었다. "쟤는 근성이 남달라요. 센스도 있고..신인왕 감입니다"
    유재학 감독이 잠시 대표팀으로 떠나 있는 동안 팀 훈련을 도맡아 지도했던 '호랑이 선생님' 임근배(43) 코치 역시 의견이 같았다.
   모비스 새내기 송창용(23)은 키 192㎏에 몸무게가 92㎏이나 나가지만, 미국연합팀과 평가전에서 가벼운 발놀림으로 코트 구석구석을 휘저으며 다양한 루트에서 득점을 올렸다.

   찢어진 눈매에 다소 작은 얼굴, 눈썹까지 내려앉은 까만 머릿결로 포워드 자리에 선 모습은 유명한 일본 농구 만화 '슬램 덩크'의 인물 서태웅을 연상케 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송창용은 그 만화를 보고 농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좋아한 캐릭터 역시 서태웅이었다고 말한다.

   한양대에 센터로 입학해 2학년부터 포워드 자리에서 줄곧 에이스로 활약한 송창용은 2006년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신인상을 거머쥐며 대학 때부터 이름을 알렸다.

   대학을 갓 졸업한 올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입단한 송창용은 "설마 모비스에 오게 될 줄은 몰랐어요. 대학 4학년 때 모비스와 경기를 했었는데 제가 엄청 못 했거든요. 그래서 그날 집에 가서 엄마한테 그랬어요. '엄마 난 모비스엔 못 갈 것 같아'라구요"라며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오른 모비스에 입단한 게 꿈만 같다고 한다.

   대학 시절 스타 플레이어로 유명세를 탔기 때문인지 송창용은 "솔직히 10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게 아쉬웠다"고 당시 기억을 전하면서도 "그래서 이 꽉 물고 열심히 하려고 생각했다"며 다소 자만했던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좋아하는 농구선수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인 만큼 송창용이 추구하는 농구 스타일은 화려한 개인기에 해결사 본능을 갖춘 공격형 포워드다.

   송창용은 휘문고 시절 드라이빙 위주로 득점하는 데 익숙했지만 대학에 가서는 안, 바깥 가리지 않고 다양한 위치에서 슈팅하는 걸 연습했다며 여러 포지션에서 전천후 슈터로 활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수비 농구를 지향하는 유재학 감독의 지도가 어떻냐는 질문에 송창용은 "감독님께서 대표팀에 나가 있는 시간이 길어서 여기 LA에 와서 본격적으로 가르침을 받게 됐어요. 제가 수비가 약한 걸 잘 아시고 기본 스텝부터 가르쳐 주고 계세요"라며 감독님을 잘 따라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송창용은 올 시즌 목표는 단연 신인왕이라고 주저 없이 대답했다.

   "대학 때에도 탔으니 프로 신인왕도 제 겁니다"라며 새내기다운 당찬 포부를 밝혔다.

   "창용이 뭐해! 빨리 스위치 해! 바꿔. 어서!"
    14일(이하 한국시간)과 15일 이틀에 걸쳐 펼쳐진 미국연합팀과 평가전에서 송창용은 경기 도중에도 이따금 울려 퍼지는 임근배 코치의 무서운 고함에, 다른 선수들처럼 고개를 숙이거나 머리를 긁적이기보단 똑바로 임 코치를 향해 "네!"하고 대답하고는 재빨리 몸을 움직였다.

   '근성' 있는 농구를 강조하는 유재학 감독에게 모비스 새내기 송창용은 일단 합격점을 받아 놓은 상태다.

   송창용이 새내기의 근성과 패기로 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지, 더 나아가 신인왕 타이틀과 함께 모비스 에이스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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