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U-17 2010) 8강전에서 나이지리아와 일전을 앞둔 '태극소녀'들이 적을 잡고 반드시 4강 무대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표팀은 12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독일 전에서 0-3으로 패하며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긴 했지만 다음날 회복훈련 등을 통해 마음 속 안정을 되찾으면서 대회 초반 우승을 다짐했던 자신감을 100% 회복한 모습이다.
나이지리아의 조별리그 경기분석을 통해 8강 경기에 필요한 '맞춤 전술'을 익히면서 또 한번의 대표팀 4강 신화와 함께 2년 전 나이지리아에 당한 패배를 반드시 되돌려주겠다며 '분기충천'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21명의 '태극소녀'들은 14일 저녁 주 트리니다드 토바고 한국대사관에서 마련한 만찬에서 갈비와 잡채, 돼지불고기 등 10여 종류의 한식으로 식사를 하며, 고향을 떠난 20여 일 간 채우지 못했던 '식욕'을 해소하기도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금민(16)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라며 "한국에 있는 엄마와 전화를 했는 데 '골 좀 넣으라'고 하더라. 나이지리아 전에서 반드시 골을 넣어 승리를 이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중앙수비를 맡고 있는 오다혜(17)도 "(경기 비디오를) 분석해보니 빠른 선수를 어떻게 잡을 지 알겠고, 이길 수 있을 거 같다. 선수들 모두가 같은 기분"이라며 "무엇보다 자신감이 있고 다 이기고 싶어 한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U-17여자월드컵이 비슷한 나이대의 세계 최고 선수들이 나서는 대회이긴 하지만 아직 선수들이 어린 탓에 경기 시 심리적 상태가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런 면에서 경기를 앞두고 가지는 자신감은 실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최덕주 대표팀 감독은 "국제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강한 팀을 만났을 때 훈련 때 가졌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경기에 나서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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